학우 87.5% “성적 이의 신청 제도 개선 필요”
성인지 감수성 평가항목 신설 요구 목소리 높아져

 

△본지가 시행한 성적 이의 신청 및 강의 평가 만족도 설문조사의 결과다
△본지가 시행한 성적 이의 신청 및 강의 평가 만족도 설문조사의 결과다

  어느덧 종강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학기마다 종강 이후의 교내 커뮤니티 사이트인 에브리타임은 성적 이의 신청에 대한 교·강사의 답변을 받지 못한 학생들의 걱정으로 가득하다. 성적 이의 신청과 강의 평가는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학우들은 그 실효성에 의문을 여러 차례 제기한다. 그 이유를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 본지는 학생들을 상대로 ‘성적 이의 신청 및 강의 평가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12일간 학우들을 대상으로 지면 및 온라인으로 진행했으며, 총 209명의 학생이 응답했다.

철저한 교·강사 위주의 성적 이의 신청 시스템
  먼저 성적 이의 신청을 해본 경험이 있는 학생 중, ‘성적 이의 신청 시 교·강사의 답변을 받지 못했거나, 성적 이의 신청을 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으십니까’라는 문항에 58.9%(56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즉, 성적 이의 신청을 해본 학생 중, 반 이상이 이의 신청을 해도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 유형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 허용)에 ‘이의 신청에 대한 답변 회신이 일절 없었음’이 47.2%(26명)로 가장 많았으며, ‘이의 신청에 대한 답변 회신은 이뤄졌지만,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음이’ 41.8%(24명)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교·강사가 이의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함’은 36.3%(20명)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성적 이의 신청 제도가 학생의 정당한 권리 중 하나임에도, 일부 교·강사들이 학생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성적 이의 신청에 대한 교·강사의 답변이 의무화돼 있지 않아 발생한 문제점이기도 하다.

 '현행 성적 이의 신청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87.5%(183명)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 허용)에 ‘성적 이의 신청에 대한 교·강사의 답변 의무화’가 87.5%(149명)로, 약 90%에 육박하는 학생들이 현행 제도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학교에서 지정한 동일한 방식의 이의 신청 제도 필요’가 51.4%(91명)로 그 뒤를 이었으며, ‘성적 이의 신청과 관련된 교·강사 평가 제도 필요’가 40.6%(72명)의 응답률을 보였다. 한 학우는 설문조사에서 ‘이의 신청 시스템과 관련된 제도 정비가 필요하며, 학교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관련 업무의 총책임자인 교무처 임세진 처장과 성적 이의 신청 시스템 개선 여부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했다. 하지만, 몇 차례 연락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임 처장은 본지의 인터뷰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학생 59.8% “강의 평가 의미 없어”
  강의 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강의 평가가 학생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 응답자의 59.8%(124명)는 ‘매우 그렇지 않다’와 ‘그렇지 않다’에 응답하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몇몇 학우들은 ‘강의 평가를 열심히 해도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 등을 이유로 꼽으며, 강의 평가는 무용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강의 평가는 어떻게 사용될까. 교수학습개발센터 박미순 연구교수는 “교·강사에게 강의 평가 결과 열람을 의무화하지는 않지만, 결과가 전임 교원의 재임용과 승진 요건에 반영된다”고 밝혔다. 또한, 평가 결과가 일정 점수 미만인 교수의 경우,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수업 컨설팅, 교수법 워크숍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며 강의 개선에 도움을 주는 데 사용된다고 말했다.

  반면, ‘강의 평가에 교·강사의 성인지 감수성 평가 항목이 추가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85.9%(178명)의 학생들은 ‘그렇다’에 응답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학우는 ‘작년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교내 교수들이 있었다. 이런 사건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선 성인지 감수성 평가항목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박 연구교수는 강의 평가는 문항의 타당성과 신뢰성 확보 문제로 일정 기간 문항을 유지하고 있으며, 강의 평가항목 신설은 교수학습개발위원회의 검토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수학습개발센터는 성인지 감수성 이슈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본지의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받아, 이를 참고해 해결방안을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채원 기자 jcw9905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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