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를 확인하며 경제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가를 확인하며 경제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모습이다

  “10주 매수했습니다.”, “오늘 익절합니다.” 본교 커뮤니티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한 단어가 있다. 바로 ‘주식’이다. 최근에는 20대 사이에서도 자신의 수익률을 공유하고, 경제 지식을 나누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주식과 접점이 없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청년 ‘주린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대의 재테크, 그 중심에 있는 ‘주식’
  대학생 A(21) 씨는 증권사 계좌를 개설한 지 2개월 정도 됐다. 그 후, 소액이지만 경제를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조금씩 사는 중이다. 이익은 몇천 원 정도지만, 그는 주식이 미래를 대비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청년을 상징하는 단어는 한 번뿐인 삶을 즐기라는 ‘YOLO(욜로)’를 거쳐,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필요하다는 ‘소확행’까지 다다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순간의 소비보다는 미래를 위한 재테크를 더 중요시하는 20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수많은 재테크 중에서도 20대는 주식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법’을 묻는 항목에서 ‘주식’을 선택한 20대의 비율은 꾸준히 높아져 2018년 8%, 2019년 12%에서 2020년에는 20%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주식 유행, 다양한 콘텐츠도 가세
  저축과 적금 등 다양한 재테크 방식 중에서도 주식이 20대 사이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엔 코로나19 여파와 주식의 콘텐츠화가 있다. 올해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했고,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KOSPI)가 급격히 하락했다. 평소 주가가 높았던 종목을 낮은 가격에 매수할 기회가 열렸고, 준비 자금이 적은 20대에게는 절호의 기회로 작용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만으로도 증권사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인터넷 사용 비중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가 쉽게 주식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주식이 다양한 매체에서 콘텐츠로 활용되면서 그 접근성이 낮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전에는 경제 담론이 주로 특정 서적이나 집단에서만 형성됐다면, 최근엔 유튜브와 메일링 서비스 등을 통해서도 관련 지식을 접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경제·시사 소식을 공유하는 팟캐스트 및 유튜브 채널 ‘듣똑라’와, 매일 아침 이메일로 경제 뉴스를 전달하는 뉴스매체 ‘어피티’가 있다. 듣똑라의 경우, 20대 여성을 위한 유튜브 콘텐츠 ‘WONEY’를 기획해 청약통장 개설, 재무제표 보는 법 등 다소 낯설 수 있는 경제 개념들을 쉽게 풀어 설명했다. 듣똑라 구독자라고 밝힌 A 씨 역시,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주식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관심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두잉’의 경우, 여성의 경제 자립의 중요성을 내세우며 여성 중심 주식 스터디를 운영한 바 있다. 이들은 여성이 스스로 독립하기 위해선 주식 공부를 통해 경제 흐름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 중요성에 주목했다. 이렇듯 나이 및 성별과 관계없이 경제 사회의 주체로서 스스로 공부하고, 실전에 나서는 젊은 층이 증가하고 있다.

경제 문외한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다
  그러나 주식은 원금, 즉 본전이 보장되리라는 확신이 없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20대에게는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돈을 헤프게 쓸 거라는 시선, 여성은 경제에 관심이 없을 거라는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주식을 비롯해 다양한 재테크 방식에 꾸준히 관심 가지며 미래를 설계하려는 시도를 그 누가 안 좋게 바라볼 수 있을까. 밀레니얼 세대는 미래의 자신을 책임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며 경제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김도헌 기자 heenglow@naver.com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