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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헌 기자의 별점은? 5점 만점 중 4점

장르: 발라드, 인디 음악
관전 Point: 판소리의 새로운 변신
#추천 대상: 한국풍을 좋아하는 사람
#비추천 대상: 공포물을 싫어하는 사람

  지난달 6일,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이 싱글 앨범 ‘능소화’를 발매하며 컴백했다. 안예은은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5’에서 준우승을 거머쥔 후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는 아티스트다. ‘홍연’, ‘파아란’ 등 다양한 곡에서 한국적 느낌을 선보였던 그는, ‘능소화’를 통해 ‘귀로 듣는’ 호러물을 선사했다.
  이번 곡의 제목이자, 모티프가 된 꽃 ‘능소화’에는 임금을 기다리던 궁녀가 죽은 자리에서 피었다는 설화가 담겨있다. 안예은은 설화 속 궁녀의 시선에서 증폭된 외로움과 광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피아노와 현악기만으로 채운 선율은 이러한 정서를 더욱 극대화하며, 느린 박자와 낮은음으로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안예은은 기존에 고유하던 한국적 색채도 지우지 않았다. ‘이히이히이히 내 사랑이로다’라는 구절은 판소리 ‘사랑가’에서 차용한 것으로, 한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따스한 사랑을 의미하던 노래를 180도 다른 선율로 변주해 마치 귀신이 한풀이하는 듯한 감상을 남긴다. 특히 ‘지옥에서 다시 만나리’라는 가사를 고음으로 터트리는 순간에는 그 소름이 배로 증폭된다.
  안예은은 ‘능소화’를 통해 새로운 장르를 구축했다. 또한, 사랑의 비극성을 음악으로 승화하며 애달픈 분위기를 구현했다. 날카로우면서도 애절한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이전에 보지 못했던 낯선 형태의 사랑과 마주할 것이다.

 

김도헌 기자 heenglo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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