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치권에선 원피스가 화두였다. 한 의원이 원피스를 입고 국회에 출석하자 ‘꼰대’식 발언부터 성희롱까지 각종 잡음이 일었다. 2020년, 제때 없는 옷차림 논란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남성의 위력형 성폭력과 여성을 향한 ‘원피스 논란’이 동시에 일어나는, 여의도의 그곳은 왜 퇴행하는 것일까.

  우선 우리나라 여성 지역구 국회의원 비율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체 지역구 국회의원 중 여성의 비율은 단 10% 남짓이다. 이 수치는 강고한 중년 남성 중심의 정치를 보여준다. 유감스럽지만 당연하게도 성비와 세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곳에선 다양한 논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50~60대 남성이 중심인 그곳은 20대 여성의 담론과 매우 다르다. 그곳의 중심은 분명 낡은 정치다. 다양한 요소와 격차를 일축해 세대 갈등이라 부르는 것이 적절하진 않지만, 이 수치는 분명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에겐 원피스 따윈 중요하지 않은 정치인들이 필요하다. 7080의 무용담 보단 2020년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바라볼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늘 그래왔다’라는 말로 뭉뚱그리는 언어가 아닌 불편함을 제대로 짚고 넘어가는 언어가 절실하다. 지겹고 뻔하지만, 여전히 제자리기에 반복할 수밖에 없다. 우리에겐 젊은 여성 정치인이 필요하다. 선거 때만 반짝 소비되고 사라지는 청년·여성 정치를 우리의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성비대로 국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말이 누군가에겐 거북할 수도 있다. 열 명 중 단 한 명만이 여성인 풍경은 익숙하지만, 여성과 남성이 성비를 이룬 국회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테니 말이다. 그러나 변화는 늘 상 불편했고, 불편하게 자리를 꿰찰 것이다.                                                                                                                                                                           하주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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