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한 번에 한 끼 식사는 물론, 간식까지 배달되는 오늘날. 편리함에 빠져 배달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는 일은 습관이 됐다. 나날이 자극적으로 변해가는 입맛과 쌓여가는 주문 기록에, 일주일 동안 삼시 세끼를 내 손으로 만들어 먹기로 했다.

 
  야심 찬 다짐과 함께 2일 차까지는 매 끼니를 만들어 먹는 게 즐거웠고, 혼자서 완성할 요리를 상상하니 식사 시간이 기대되기도 했다. 더불어 내가 먹고 싶은 음식만 만들어 먹으니, 끼니에 대한 만족감도 점점 높아졌다. 그러나 고난은 3일 차부터 찾아왔다. 고작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어떤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 할지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엄마가 늘 하시던 ‘반찬 걱정’이 무엇인지 그 순간 깨달았다. 재료를 보면 메뉴가 떠오를 것 같아 무작정 장을 보러 나서기도 했지만, 색다른 메뉴를 선정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평소엔 잘 먹지 않던 재료를 검색해보며, 다양한 요리법을 찾아 새로운 음식에 도전했다. 5일 차에 접어들어서야 날마다 메뉴를 고르고, 스스로 밥을 차리는 상황에 익숙해졌다. 이후엔 쌀밥만 먹었던 초반과 다르게 칼국수, 죽, 호박전 등 다양한 음식을 시도했고, 의외로 요리를 잘한다는 아빠의 반응에 괜히 뿌듯하기도 했다.


  일주일 동안의 자급자족 생활은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확실히 조금은 귀찮았다. 그러나 시간을 투자해 만든 음식은 패스트푸드나 배달음식보다 건강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항상 거르던 아침밥을 먹기 위해 일찍 일어나니, 자느라 허비했던 아침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지난 일주일간의 도전은 건강을 위해 귀찮음을 이겨낸 뿌듯한 경험이었다.

김가희 기자 skyballoon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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