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청년모임 ‘BigWave’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지구 평균 온도의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2050년까지 전 지구 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 것을 권고했다.  기후위기 대응이 즉각 요구되는 지금, 한국은 여전히 책임에서 회피하려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빅웨이브’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한 청년들이 이러한 국내 현실에 정치·사회로 대응하는 네트워크 모임이다. 초기 15명에서 올해 430명의 회원으로 구성될 만큼 저돌적으로 성장한 이들은 지난해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5)에 한국 홍보관 참여 단체, 202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의 민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본지는 빅웨이브에서 활동하는 이들을 만나 기후위기 그리고 행동에 관한 이야길 나눠봤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의 대표 김 민, 회원 김민정(사회복지 12), 오병호입니다 

빅웨이브는 어떤 모임인가요
  빅웨이브는 기후위기와 사회 문제를 논하고 행하는 청년 네트워크입니다. 저희 모임은 최소 활동 기한이나 기수를 정해두지 않고, 회원 간 수평적이고 느슨한 관계를 지향하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회원들은 기후위기의 동향과 소식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토론합니다. 최종적으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치·사회 행동을 이어 나가죠. 궁극적으로 저희는 청년이 기후위기 담론의 주요 당사자로서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고 있어요. 다양한 생물체가 모인 숲처럼 청년들이 직접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유대감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활동 생태계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저희의 방향성입니다.

빅웨이브가 갖는 핵심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빅웨이브 회원들은 누군가 짜놓은 프로젝트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기획하는 회원 중심제를 따르고 있습니다. 이는 청년의 이미지가 소비되는 것을 경계함과 동시에 일회성 프로젝트를 지양하기 때문인데요. 무엇보다 저희의 핵심 가치인 자발적 참여, 공유와 확산 그리고 수평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함이기도 해요. 이를 위해선 학연·지연·혈연과 같은 고질적인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회원들은 오래 알던 사이라도 나이나 출신학교, 고향 등을 굳이 묻지 않아요.

기후변화란 무엇인가요
  사람의 기분이 날씨라면, 그 사람의 성격·성품이 기후입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변화하는 현상이고요. 본래 기후는 태양의 흑점 활동과 화산 폭발 등과 같은 자연적 변동에 의해서도 변화하죠. 그러나 산업화 이후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자연적인 변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산업화 시기 이전 만 년 동안 4도가 올랐으나 산업화 이후 100년 동안 약 1도가 상승했죠. 이는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대량 유입되고 오래 체류하면서 일으킨 온실효과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고 폭염, 홍수와 같은 기상이변이 나타나는 것이죠.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가뭄, 홍수와 같은 기상이변은 농업 생산력을 하락시켜요. 농업이 위기를 맞으면 식량 문제는 자연스레 따라오고요. 특히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낮은 곳이기 때문에 그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예측됩니다. 직접적인 열에 의한 손실 또한 파괴적이에요. 실제로 2012년 인도에서는 폭염 상황에서 6억 명 이상이 전력을 쓰지 못했고, 국내에서도 폭염으로 사망하는 야외 노동자 수가 매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역대 최장기간이라 불리는 54일간의 장마는 기후위기로 인한 악순환을 예고하기도 하는데요. 야외 노동자의 경우, 폭염으로 쓰러지거나 장마로 일을 쉬게 되면 그만큼 돈을 벌지 못하고 동시에 의료비도 내야 하는 악순환을 마주해야 하죠.

기후위기는 경제 붕괴와도 직접적인 연관성을 띤다고요
  현재 전 세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들은 ‘탈 탄소 사회’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연방정부들은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 발언과 별개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에너지를 전환해나가겠다 선언했어요. 중국의 경우, 태양광과 풍력을 키우면서 재생에너지 산업을 확충하고 있죠. 특히, EU는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EU 주요 수출국에 큰 충격을 줬어요. 에너지 집약적이고 탄소 다 배출 업종이 많은 우리나라가 국내 생산 제품을 EU로 수출할 경우, 탄소 배출량에 의해 관세가 매겨지고 결국 산업경쟁력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산업경쟁력이 떨어지면 청년들의 일자리 전망 또한 어두울 수밖에 없고요. 평균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치러야 할 추가 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크기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까요
  개인적인 실천으론 탄소발자국이 적은 제품을 구매해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낮추는 것을 들 수 있어요. 여기서 탄소발자국은 상품을 생산·소비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말합니다. 세계 온실가스의 18%가 축산업에서 발생하니만큼 과잉된 육류 소비도 줄여나가야겠죠. 유권자로서 기후위기 대응을 주요 공약으로 삼도록 정치인을 압박하고, 정부에게 기후위기 대응 정책의 수립·이행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도 실천 방식이에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게 수렴하는 것이 아닌 타인에게 발산하는 방향의 행동입니다. SNS를 통해 이러한 소식들을 공유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 위기 상황을 계속해서 알리는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네요.

빅웨이브 활동을 하시면서 뿌듯함을 느낄 땐 언제인가요
  크고 작은 단체와의 교류를 통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때 뿌듯합니다. 환경부, 그린피스 등의 정부기관 혹은 공공성을 띠는 NGO 단체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러쉬’와 같은 친환경 업체가 저희를 응원해줄 때 이 활동에 자부심을 느끼죠.

전 세대가 기후위기에 관심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른들은 아이들을 이 세상 무엇보다 사랑한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의 미래를 눈앞에서 빼앗고 있습니다.” 이 문장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발언 중 일부예요.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 지구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죠. 지금 세대가 유한한 지구를 무한한 것처럼 사용하다 미래세대의 일상을 빼앗게 된다면, 그 자체로 너무 불공평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현재 전 세계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대로라면, 1.5도 상승까지 단 7년 6개월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결국, 기후위기는 미래세대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당사자인 문제라는 거죠.

마지막으로 동덕여대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몸의 병은 의술로, 지구의 병은 행동으로 치유할 수 있습니다. 행동이 이뤄지기 위해선 교육과 네트워킹이 기반이 돼야 하죠. 재학생 시절 아쉬웠던 건 학교에 환경 관련 강의나 활동이 없었다는 건데요. 기후를 가르치는 강의가 생긴다면 더 많은 학생이 기후위기에 관심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학교와 학생이 되길 바라요.
                                                           하주언 기자 gkwndjsw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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