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에 관한 두 가지 풍경. 하나, 불과 몇 년 전 전 세계에 걸쳐 ‘프리허그 운동’이 유행한 바 있다. 호주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타인과의 신체 접촉이—물론 그 접촉이 상호 자발적이라는 전제 아래—인간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활기를 가져다줄 수 있는가를 보여준 사례다. 둘, 역시 몇 해 전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주목받는 신종 직업으로 ‘포옹 전문가(professional cuddler)’를 소개했다. 소위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이 포옹 전문가들은 돈을 내면 일정 시간 동안 다양한 자세로 안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흥미롭게도 뉴욕타임스는 이 유료 포옹 서비스가 미국 전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며 관련 사업이 날로 확장되고 있음에 주목했다. 


  인간이 가진 오감(五感) 중 촉각의 매개가 되는 피부는 태아가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제일 먼저 갖추게 되는 감각 기관이자, 인간이 지닌 가장 넓은 면적의 감각 기관이다. 신생아를 쓰다듬어주는 캥거루 케어(Kangaroo care)나 치매 노인들을 위한 신체 마사지, 그리고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한창 유행하는 ‘촉감놀이’ 등 다양한 사례들이 인간의 지능과 감성의 발달 및 유지에 촉각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촉각이 타인과의 2m 거리 유지를 외치는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시대에 이르러서는 오감 중 가장 소외당하는 감각이 돼버렸다. 여러 전문가는 코로나 이후로도 현재와 같은 비대면 생활이 우리가 존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며, 새로운 세상에 대한 준비와 적응을 종용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의 많은 학자는 코로나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우울증 등 다양한 질환들의 큰 원인으로 직접적인 신체 접촉의 부재 혹은 부족 문제를 지적한다.


  미국의 여러 대학교에서는 겨울 학기의 끝 무렵, 학생들과 동물들이 서로 어루만지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물 매개 활동(Animal Assited Activies)’ 행사를 개최한다. 추운 날씨와 시험의 스트레스로 우울해하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동물들을 캠퍼스에 초대하고, 학생과 동물들이 서로 만지며 유대를 쌓도록 한다. 실제로, 인간과 동물들 사이의 접촉은 쌍방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고 한다.


  매서운 추위와 함께 다가오는 시험 및 과제 마감의 압박감, 전염병으로 인한 고립과 외로움 등으로 우울한 기분에 빠지기 쉬운 요즘, 우리 동덕 학생들도 오늘 가족과 친구, 반려동물이나 식물, 혹은 자기 자신이라도—과학자들에 의하면 자기 포옹도 신체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고 한다!—꼭 끌어안아, 포옹이 가져다주는 위로와 치유의 힘을 느껴보자.

최윤영 (인문대학 영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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