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김진혁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박물관 학예팀에서 일을 하다가, 현재는 다양한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문화예술 기획자로 성장하고 있는 김진혁이라고 합니다.

큐레이터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기관 큐레이터와 독립 큐레이터로 구분 지어 볼게요. 먼저 기관 큐레이터의 업무는 크게 전시 기획, 교육 프로그램 제작, 수장고 관리와 연구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반면 독립 큐레이터는 전시 기획과 연구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죠. 
  전시 기획에서의 차이점을 들자면 기관 큐레이터는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기관의 정체성과 시의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독립 큐레이터는 작가적 큐레이터라고 해서 스스로 전시 기획을 꾸려나갈 수 있죠. 독립 큐레이터는 조금 더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관 큐레이터는 예산과 안정성의 영향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시를 기획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전시를 기획하기 위한 첫 단계는 주제 선정입니다. 그리곤 주제에 맞는 작품 목록을 추려야 하죠. 미술관이나 예술 전시회의 경우 필요에 따라 작가를 섭외한 다음, 작품을 선정해 목록을 만듭니다. 문화재나 박물관 같은 경우에는 전시 내용에 대한 목차를 정한 후 작품 목록을 정하고요. 이후에는 전시 서문과 캡션을 정리하고, 디자인 업체와 시공을 시작합니다. 큐레이터 토크나 작가 초청 행사 같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제작하죠. 기관이 크다면 도록이나 팜플렛을 제작하는 업체가 있기도 하지만, 프로젝트 단위로 전시에 참여한다면 직접 디자인하기도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최근 전시 동향은 어떤가요
  우선 디지털 아트, 인터렉티브 아트 등 미디어를 활용한 전시와 작품이 증가했습니다. 또 공공 미술의 형태도 늘어나 예술이 도시 생활 속에 스며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현상이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건 아니지만 가속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죠. 더불어 다양한 예술을 받아들이는 큐레이터는 해당 분야로도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큐레이터의 활동 범위는 더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제가 큐레이터라는 생각보다, 항상 큐레이터가 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의 노력이라면 기본적으로 전시를 많이 보는 거죠, 또 전시는 결국 시각적으로 풀어내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 관련 콘텐츠도 많이 찾아봅니다. 그리고 현재 ‘큐레이터의 사생활’이라는 독립 예술 매거진을 만들고 있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획자가 되고자 합니다. 그렇기에 창작물을 직접 만드는 것도 제게는 노력이죠.


좋은 전시란 무엇인가요
  기획자, 예술가, 감상자의 균형이 잘 맞춰진 전시가 좋은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기획자와 예술가만 소통하는 전시라면, 미술적으론 좋은 전시일 수 있지만 감상자 입장에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잖아요. 또, 기획자와 감상자만 소통한다면 전시가 예술가의 의도와 다르게 흘러갈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큐레이터는 기획자의 관점과 더불어 예술가와 감상자에 대한 관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이 사람들의 선호를 사기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기획자의 일 중 하나이기 때문이에요. 

큐레이터를 꿈꾸고 있는 동덕여대 학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면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세요. 우리는 모두 주어진 여건이 다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조언은 자신에게 해당이 안 될 확률이 크답니다. 자기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무엇을 추구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조언을 구해 원하는 걸 이루시길 바랍니다.  

김가희 기자 skyballoon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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