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방송작가 김선영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는 김선영 프리랜서 방송작가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는 김선영 프리랜서 방송작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3년 동안 방송작가로 활동했던 김선영입니다. 현재는 프리랜서로서 대기업 웹진, 칼럼, 웹 콘텐츠 원고를 작성하고 구성하고 있어요. 방송작가 생활에서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던 저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방송작가는 어떤 일을 하나요
  방송작가는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프로듀서와 회의를 진행합니다. 누굴 섭외할지, 어떤 장치를 삽입할지 등을 함께 의논하는 거죠. 회의 시간 외에도 밤낮 할 것 없이 연락하며 프로그램의 방향을 수정합니다.

  한편, 방송작가는 직책에 따라 수행하는 역할이 다른데요. 흔히 막내 작가로 불리는 취재작가는 출연자 섭외, 자료조사 및 취재를 담당합니다. 이후 서브 작가가 취재를 보충한 뒤, 구성안과 원고를 작성하죠. 마지막으로 메인 작가가 이를 검수하면, 해당 원고에 따라 프로그램 촬영이 진행됩니다. 그렇지만 세 직책의 업무가 칼같이 나뉘는 것은 아니에요. 프로그램에 따라 메인 작가가 직접 구성안을 쓰거나 섭외에 나서기도 합니다.  

방송국 생활 중 힘들었던 일이 있다면요
  찹쌀떡 장수를 섭외하려고 길거리에서 그를 붙잡고 공장까지 따라갔던 적이 있어요. 또, 독특한 사연이 있는 자연인을 찾으려고 경상도와 전라도를 하루에 오가며 10시간 넘게 차를 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섭외해도 출연자가 변심하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경우도 허다해요. 그래서 흔히 방송 계열 종사자 사이에선 ‘방송이 나갈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들 하죠. 때문에 퇴근해도 항상 마음에 불안을 품고 살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방송작가의 근무 환경은 어떠한가요
방송작가는 공채가 없기 때문에 모두 프리랜서에요. 프로그램에 따라 소속이 바뀌는 형태죠. 신입 방송작가는 보통 방송국이나 외주제작사에서 일하는데요. 5~6년 차 이후에는 업무 경력이 쌓여 사내방송, 시청이나 기관 방송, 유튜브, 회사 홍보팀 등 다양한 곳으로 진출할 수도 있습니다.

방송 관련 학과에 진학해야 방송작가를 할 수 있나요
  방송 관련 학과를 졸업하면 도움이 되겠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방송아카데미라는 곳에서 방송 일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아카데미 강사 인맥으로 취재작가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저는 아카데미를 필수로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방송국에 들어가면 모두 처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차피 직접 몸으로 배우는 수밖에 없거든요.

방송작가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먼저, 일에 재미를 느끼려면 세상에 호기심을 갖고 열린 자세로 다가가야 합니다. 또한 방송일은 끊임없이 변수가 발생하니 항상 될 때까지 파고드는 정신을 갖춰야 합니다. 메인 작가가 되기까지 교양 프로그램은 최소 10년, 예능 프로그램은 그 이상을 버텨내야 하니까요. 글 실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방송작가를 꿈꾸는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단언컨대 방송작가는 흥미로운 직업입니다. 쉽게 만나기 힘든 인물을 만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죠. 그만큼 힘든 일도 많기 때문에 ‘워라밸’을 중시한다면 방송작가를 추천하지 않아요. 그러나 삶의 의미와 행복을 일 속에서 찾는 사람이라면 분명 이 직업이 만족스러울 겁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잖아요. 방송작가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면 일단 뛰어들어보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우선 해보고, 아니라면 그때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하면 되니까요. 서른 살 전까지는 방황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문을 두드려보길 바랍니다.
 

장수빈 기자 subin5308@naver.com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