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스포츠계와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학교폭력 이슈. 이로 인해 누군가는 자신의 지나온 과거를 되돌아봤으며, 누군가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되새김 당했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책 『트라이앵글의 심리』와 영화 <파수꾼>을 통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실감해봤다.

 

ⓒyes24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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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이해할 때 보이는 해결의 실마리
  학교폭력, 과연 한 쪽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만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을 던지는 책 『트라이앵글의 심리』는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의 세 가지 시점에서 학교폭력의 실태를 조명한다. 

  이 책은 교사이자 심리상담가인 작가가 직접 경험한 현장의 기록을 바탕으로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의 세 유형을 깊이 있게 서술한다. 우선, 작가는 가해자와 방관자가 양산되는 주된 요인으로 ‘불안 심리’를 제시한다. 불안 심리가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인 폭력성을 증폭시킨다면 가해자를, 침묵과 동조의 행동을 유발시킨다면 방관자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작가는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하기 어려워진 피해자의 상태를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며, 이에 대한 치료조차 이뤄지지 않은 현재 학교폭력의 실태를 지적한다. 

  더불어 이 책은 이러한 심리적 분석을 바탕으로,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가해자의 시점에서 바라보기’다. 이를 위해 저자는 가해 학생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쏟아낼 수 있도록, 강압적인 상담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해자들의 심리를 온전히 이해하지 않은 채 그들에게 무조건적인 반성만 요구한다면,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 책은 학교폭력 굴레에 있는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에 올바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일깨워준다. 또한, 이들을 대하는 교사, 학교, 사회가 올바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책이 남긴 메시지처럼, 더이상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사자들에 대한 충분한 공감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수빈 기자 subin5308@naver.com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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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우정에 감춰진 폭력의 순간
  영화 <파수꾼>은 학교폭력의 테두리에서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의 경계를 오가는 또래 집단의 모습을 여과 없이 담았다. 그들 중 한 명인 기태가 자살한 직후의 시점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역순행적 흐름에 따라 서사가 진행돼 관객으로 하여금 사건의 전말을 추적하게 한다.

  이 영화는 여느 학교폭력을 다룬 작품처럼 가해자와 피해자를 절대적으로 구분 짓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학급의 중심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기태의 모습에선 가해자의 유아독존적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반면,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비참해져도 너만 알아주면 돼”라는 기태의 대사에선 그 역시 누군가의 권력에 순종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기태의 서사를 통해 독자는 학교폭력의 굴레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시시각각 선동되고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더불어 이 영화는 기태와 가까이 지내던 희준을 통해 방관자가 피해자로 변하는 아이러니도 담았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희준은 기태가 폭력을 일삼을 때 못 본 척하던 수많은 방관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기태와 갈등하게 된 이후로 집단적인 괴롭힘을 당한다. 이렇듯 이 작품은 한 아이의 권력과 그로부터 기인한 서열 관계에 따라 학교폭력이 전파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에 가담한 모두가 학교폭력의 악순환에 무결하지 않음을 일깨운다.

  기태의 자살에 의문점을 갖고 영화 속 사건을 파헤치다 보면, 비로소 이들에게 일어났던 비극을 인식하게 된다. 영화 <파수꾼>은 개인 간의 갈등과 이에 동조하는 군중을 통해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감춰진 폭력의 순간을 제시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학교폭력에 경각심을 느끼게 한다.

전감비 기자 rkaql05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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