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부터 함께해온 영어. 그러나 막상 영어로 이야기할 때마다 항상 머릿속은 백지장이 돼버린다. 이젠 듣거나 읽기만 하는 수동적인 영어 실력에서 벗어나고자, 매일 영어 일기를 쓰며 문장력을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영어 문장을 실생활에서 자유자재로 구사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잡았던 첫날, 처음 적은 단어는 ‘Good day’였다. 영어 표현력이 미숙하다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며 약 두 달간의 도전이 시작됐다.

  일상을 영어로 기록하는 일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자주 사용하는 단어마저 영어로 쓰려면 곧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또, 내가 쓴 영어 표현이 어법상 옳은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외국어로 써야 한다는 점이 큰 어려움이었다. 따라서 부담을 줄이기 위해 2주간은 일기 내용을 한국어로 먼저 적고, 그 뒤에 한국어 문장을 영어로 교체하기 바빴다.

  영어 작문에 익숙해진 3주 차부터는 한국과 영어권 국가 간의 문화 차이를 조금씩 느꼈다. 심지어 영어권 나라 안에서도 지역마다 단어가 지닌 의미가 다르기도 했다. 결국 한국어를 영어로 곧이곧대로 나타낼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혀, 문장 연습 외에도 나라별 단어의 어원과 쓰임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렇듯 영어권 문화를 익혀가며, ‘진짜 영어’를 차츰차츰 습득했다.

  영어 일기 쓰기에 돌입한 지 어느덧 7주째, 영어 작문이 쉬워졌다고 단언하긴 힘들다. 그럼에도 사전과 번역기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듯하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이 도전이 내 삶에 일거양득이라는 사실을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다.

이주은 기자 flowerjue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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