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간베스트,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 에펨코리아 등의 남초 사이트에서 네이버 웹툰 <바른 연애 길잡이>, <성경의 역사>, <이두나!> 등을 ‘남혐 웹툰’으로 몰아가며 저급한 악성 댓글로 댓글 창을 도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졸지에 남성 혐오자가 돼버린 웹툰작가들은 만화 내용을 수정하고 사과문을 작성했다. 그러나 웹툰작가들을 향한 맹목적인 비방은 멈추지 않고 있으며, 급기야는 웹툰 연재를 중단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해당 사건은 남초 사이트에서 “과거 여성 혐오 장면으로 논란이 일었던 기안84의 웹툰 <패션왕>의 상황을 역미러링하자”는 논의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당시 <패션왕>은 캐릭터 봉지은을 ‘성매매를 통해 편하게 돈을 버는 여성’으로 그린 장면으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남초 사이트에서 주장하는 이른바 남혐 웹툰이 <패션왕>의 한 장면처럼 해당 성별에 대한 혐오를 담고 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그들이 주장하는 남혐 웹툰 가운데 어떠한 장면에서도 남성이 차별받고 있다는 정황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남초 사이트에서 남성 혐오 표현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허버허버’라는 단어 역시 장면의 효과음으로 삽입됐을 뿐이다. 게다가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인물이 취하고 있는 동작이 ‘남성 혐오’에 해당한다는 이들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허나 이들의 무례한 행태가 온라인 공간에서 커다란 혐오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확한 근거가 부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웹툰은 ‘남혐 웹툰’으로 기정사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회색선전’이 더이상 자행될 수 없도록, 혐오 배양을 가속화하는 행태를 규제해야 할 것이다.

노희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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