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역문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김민희 출판번역가
△ 번역문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김민희 출판번역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출판번역가 김민희입니다. 저는 6년 전, 에세이 『미란다처럼』으로 처음 번역 일을 시작해 꾸준히 출판물을 번역해왔어요. 또한, 집필, 편집, 디자인 등 출판과 관련된 다양한 일도 맡고 있습니다. 저는 ‘자유일꾼’으로서, 하고 싶은 일을 제한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일하려고 해요.

출판번역가는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출판번역가는 출간된 간행물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변환하는 사람을 일컬어요. 저는 주로 영미권에서 발행된 도서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출판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 출판사가 해외 원서의 한국어판 번역권을 취득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저작자에게 기존 도서의 번역 가능 여부를 허락받아야 하는 거죠. 번역권은 저작물을 외국어로 옮기고, 발행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해요. 이러한 권리가 보장된 원서여야지 비로소 출판번역가가 해당 원서를 번역할 수 있게 됩니다.

번역한 도서가 출판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우선, 출판사로부터 원서를 받으면 본격적인 번역 작업에 들어갑니다. 이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책의 난이도나 분량에 따라 상이한데요. 보통 300쪽 내외의 일반 단행본일 경우에는 출판사에서 대략 3개월 정도의 번역 기간을 제공해요. 이후 번역을 완료한 원고는 편집자가 교정·교열하고, 책 디자이너가 책 디자인도 만들죠. 이렇듯 출간 준비를 모두 마치면, 번역판 도서로 출판할 수 있게 됩니다.

출판번역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번역이란 무엇인가요
  좋은 번역이란 번역할 책과 그 책을 쓴 저자를 충분히 알고 이해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해외 원서를 번역한 책은 한국 독자들이 읽는 거잖아요. 원서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을 한국어판으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번역한다면 좋은 번역이지 않을까요? 얼핏 번역이 하나의 기술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단순하고 기계적인 작업은 결코 아니에요. 번역은 원서 본연의 느낌을 독자에게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타국의 문화도 고려해 유행어나 유머 표현에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습니다.

번역의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신 부분이 있다면요
  번역에 관한 스터디 활동에 참여했어요. 주로 해외 원서나 미국·영국 드라마를 보고 영어 문장을 발췌했죠. 이러한 활동이 영어의 다양한 어휘나 구문을 익히고, 밀도 있게 문장을 서술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글쓰기 공작소』, 『논쟁의 탄생』, 『동사의 맛』 등 시중에 나온 글쓰기 관련 도서를 여러 권 보기도 했어요. 이 책들 덕분에 번역한 문장을 조리 있게 다듬고, 글맛을 살리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번역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오역이겠죠. 오역은 연륜 있는 번역가도 저지를 수 있는 흔한 실수인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해요. 사실 100% 완벽한 번역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번역 작업에 안일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는 문장’으로 여기고 번역에 임하면 그 부분에서 실수가 발생하기 쉽거든요. 이에 따라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여러 번 퇴고하고, 아는 단어나 표현도 다시 보는 습관을 갖추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출판번역가를 꿈꾸는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본인이 꾸준히 공들일 수 있는 자신만의 번역 분야를 찾길 바랍니다. 늘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분야를 찾으면, 일하는 즐거움도 저절로 따라오게 될 거예요. 또, 요즘은 여러 일을 함께 병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잖아요. 따라서 번역이라는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많이 열어두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이주은 기자 flowerjue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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