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의 날부터 6·25전쟁, 제2연평해전까지. 6월은 한반도가 잊어선 안 되는 아픔이 담긴 '호국보훈의 달'이다. 6·25전쟁의 참상을 다룬 책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와 독립군의 사투를 그린 영화 <봉오동 전투>를 통해 잔혹했던 전쟁의 비극을 되짚어봤다.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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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비극, 그리고 현재의 우리
  책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낳은 6·25전쟁의 참상을 여과 없이 담아낸 소설이다. 북한 노동당 교육위원으로 발탁돼 강제로 전쟁에 참전했던 실존 인물 정찬우의 수기를 재구성한 이 작품은, 그의 기억을 바탕으로 전쟁의 잔혹성을 조명한다.

  주인공 정찬우는 전쟁으로 인해 동료를 모두 잃고, 오랜 기간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다. 이 책은 이러한 그의 시선을 중심으로 전쟁 이후 초토화가 된 한반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휴전이 시작되고, 수년 만에 그가 마주한 고향은 이미 황폐해진 상태다. 울창했던 산은 민둥산이 되고, 골목에는 집 대신 잡초만이 무성하게 자라있다. 길가에도 아이들 대신 인민군의 시체가 가득 쌓여 있을 뿐이다. 이러한 장면을 보며 독자는 6·25전쟁이 남과 북 모두의 삶에 영향을 끼쳤음을 깨닫게 된다.

  한편, 이 작품은 장면을 역동적으로 서술해 극의 몰입을 높인다. 특히 인민군 기관포가 미군 제트기에 반격하는 대공사격 장면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여기서 작가는 미군의 포탄이 떨어지는 모습을 ‘우박처럼 쏟아진다’라는 표현으로 묘사하고, UN군을 향해 돌진하는 인민군의 행동을 ‘우르릉’ 같은 의태어로 표현해 생동감을 더했다. 다만, 백병전과 같은 군사 용어를 자주 사용한 점은 가독성을 떨어트려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로 71년을 맞은 6·25전쟁. 책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는 전쟁의 비극을 상기시키며, 이러한 전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이 책을 통해 휴전국의 국민으로서 그날의 아픔을 되새겨보고,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때다.

 김한비 수습기자 hanb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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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영토, 최선의 전투
  일본군이 봉오동 근처에 위치한 조선인 마을 ‘삼군자’를 습격한다. 그들은 민간인을 잔혹하게 학살하고, 사진을 찍으며 조선인을 조롱한다. 이후 폐허가 된 마을에 도착한 독립군이 일본군과 전투를 벌이며, 대대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3·1 운동 이후, 독립군의 치열했던 전투기를 다룬 작품이다.

  우선, 이 영화에는 자국의 토벌에 일침을 가하는 일본인 ‘유키오’가 등장한다. 이렇듯 한국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뻔뻔한 태도를 꼬집는 인물을 통해 독자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이 작품은 여느 한국 전쟁 영화와 달리, 독립군 개개인의 모습에 주목한다. 영화 속 독립군은 출신 지역이 다양하지만, 오직 독립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한마음으로 단결했다. 특히 그들이 ‘감자’의 발음을 가지고 실랑이하는 장면은 이를 잘 보여주며, 관객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영화는 상징적인 표현을 사용해 양국의 적대적인 관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 일본군 ‘야스카와 지로’는 누워있는 호랑이를 찌른다. 이 장면에서 호랑이는 우리나라를, 흘러나온 피는 일제의 탄압 속 우리 민족의 아픔을 의미했다. 또한, 일본군 처소에서 독립군 ‘해철’이 일본군의 피로 ‘대한독립만세’를 새기는 모습은 일제의 지배에 저항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영화는 태극기를 클로즈업하며 마무리된다. 이는 최후의 영토였던 봉오동 지역을 지키고자 한 선조들의 끈질긴 저항 정신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깊은 교훈을 건넨다. 

 송영은 수습기자 syet05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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