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채널 ‘집꾸미기’ 영상 중, 방을 영화관으로 꾸민 모습이다
△ 유튜브 채널 ‘집꾸미기’ 영상 중, 방을 영화관으로 꾸민 모습이다

  집이라는 공간을 떠올려보자. 누군가에게는 휴식처, 또 다른 이에게는 진짜 나를 드러내는 사적인 장소일 것이다. 단 하나의 뜻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개인에게 가장 소중한 공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더불어, 코로나19(이하 코로나)가 성행하는 현 상황에서 집은 의식주를 취하는 곳을 넘어 개인 업무와 여가 생활을 모두 누리는 장소가 됐다. 이에 따라 가구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늘어나, 최근에는 셀프 인테리어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를 계기로 전례 없이 등장한 셀프 인테리어 열풍, 그 유행의 이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코로나는 집 꾸미기 바람을 싣고
  사람들이 덩달아 집 꾸미기에 집중하게 된 배경에는 집이라는 곳을 촬영 공간으로써 활용한 예능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했다. MBC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대표적인 예다. 특히 지난해 5월에 방영한 회차에서는 박나래의 집안에 설치된 ‘뉴(NEW)나래바’가 등장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와인바(BAR)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집에서도 가게 못지않은 환경에서 와인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실제로 나래바는 부엌에 고급스러운 와인장을 설치했을 뿐인데, 실제 바(BAR)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뿐만 아니라, <나 혼자 산다>에는 홈카페와 홈캠핑, 홈헬스장처럼 자신의 취향대로 꾸며낸 연예인의 집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셀프 인테리어 욕구를 자극했다.

  이와 더불어, 자신이 꾸민 집을 보여줄 수 있는 SNS 수단이 발전했다는 점도 집 꾸미기 유행에 한몫했다. 이에 대한 사례로, 이미지 공유 중심의 소셜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에선 ‘#집꾸미기’ 태그를 사용한 게시글을 364만 개(2021.8.27. 기준)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집 꾸미기’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영상 중심의 SNS인 유튜브는 집 꾸미기 방법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써 활용되고 있다. 그중 유튜브 채널 ‘집꾸미기’에서는 원룸 형태의 방을 낭만적인 영화관으로 만드는 영상을 내놓으며, 가정용 빔프로젝트와 암막 커튼만으로도 간단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셀프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이는 전·월세 형태의 주거 공간에서 지내는 자취생들의 로망이 되며, SNS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셀프 인테리어에 전문성을 입히다
  이 기세에 힘입어, 전문화된 인테리어 문화도 등장하는 중이다. 실제로, △브이리뷰 △클래스101 △클래스유 등의 온라인 클래스 시장에서는 가구를 직접 만드는 취미 수업을 열었다. 이에 사람들은 직접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며, 자기가 추구하는 색깔로 집을 변화시키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집 단장을 의미하는 ‘홈퍼니싱(home furnishing)’ 동영상 시장 또한 확대되고 있다. 홈퍼니싱 동영상은 다양한 가구와 액세서리 제품을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비법을 전수한 영상을 의미한다. 대표 사례로는 이케아(IKEA) 공식 온라인몰이나 한샘몰에서 특정 시간대에 선보이는 라이브 방송을 꼽을 수 있다. 여기서 쇼호스트는 여러 종류의 가구나 소품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활용법을 자세하게 다뤄 인테리어의 전문 지식을 전달한다. 이렇듯 온라인 클래스와 홈퍼니싱 영상을 통해 사람들은 저마다 다채로운 방식으로 집 안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비로소 완성되는 나만의 안식처
  코로나 초창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서 수행해야 하는 업무가 늘어나면서, 공간에 대한 스트레스를 겪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점을 역설적으로 응용해 집을 복합적인 공간으로 구성해낼 수 있게 됐다. 낯선 도시로 이주해 마음 둘 곳을 찾는 청년층부터 오랜 터전에 익숙해진 중장년층까지. 사람들은 인테리어라는 요소에 몰두해 개인 공간을 알차게 꾸미며,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고 있다. 그렇기에 ‘집 꾸미기’ 문화는 코로나로 생긴 심리적인 불안감과 우울감을 막아주는 또 하나의 치료 효과를 가져올지 모른다. ‘나만의 공간’이 주는 안정감과 기쁨이, 어쩌면 셀프 인테리어가 건네는 소박한 선물은 아닐까.

이주은 기자 flowerjue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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