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학교가 메타버스를 활용해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한 모습이다 ⒸSK텔레콤
△순천향대학교가 메타버스를 활용해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한 모습이다 ⒸSK텔레콤

  지난 3월에 이뤄진 미국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의 상장은 국내에서도 거센 반향을 일으켰다. 주식 시장에서 ‘메타버스’ 관련 주들이 크게 들썩였고, 이는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전파되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 통계전문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307억 달러(약 36조 원)를 달성한 메타버스 시장은 2024년에는 약 2,969억 달러(약 34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차세대를 이끌어갈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메타버스, 새로운 시대를 열다
  메타버스란 가상·추상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계를 일컫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의 가상 세계를 뜻한다. 메타버스를 해석할 때, 기존에는 게임이나 SNS 같은 디지털 세계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다, 최근에는 각종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가상융합공간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메타버스의 부흥에는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보편화된 비대면 문화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사회의 여러 분야가 언택트로 전환되면서 온라인 중심의 생활양식이 빠르게 전파됐고,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의 영역 역시 그에 맞춰 넓혀지게 된 것이다. 실제로 ‘로블록스’는 2019년 4분기(1,911만 명) 대비 2020년 3분기에 유저 수가 3,617만 명으로 급증하며 코로나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게다가 로블록스 내에는 ‘로벅스’라는 가상화폐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유저들은 해당 플랫폼 안에서 자신이 직접 창작한 게임을 판매해 로벅스를 얻고, 이렇게 얻은 로벅스로 아이템을 구매하는 등 현실과 유사한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왜 메타버스에 주목하는가
  메타버스 플랫폼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배경에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존재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IT업계에선 IoT, 5G, 클라우드 등의 핵심 기술이 비약적으로 부상했고,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메타버스의 주요 성장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의 빅테크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메타버스의 기술적인 부분에 투자하는 중이며, AR·VR기기나 소프트웨어 같은 여러 분야에 메타버스를 접목하려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 이용자는 어떨까. 이용자는 메타버스에서 탄생한 자아가 현실의 제약에 얽매이지 않는 점을 매력으로 느낀다. 예를 들어, 린든 랩이 개발한 가상현실 게임인 ‘Second Life’ 안에서 그들은 자신의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색다른 개성을 뽐낸다. 현실에서 자신의 결함이라고 느껴졌던 모습은 버리고, 꿈꿔왔던 이상을 아바타에 투영하는 것이다. 더불어, 메타버스 내에서는 용도에 따라 여러 개의 인격을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점 역시 Z세대의 대표 트렌드로 일컬어지는 ‘멀티 페르소나’를 잘 반영하고 있어 메타버스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닐슨코리아가 분석한 네이버의 가상현실 플랫폼 ‘제페토’의 이용자 현황에 따르면, 7~12세가 50.4%, 13~18세가 20.6%로, 주 이용 연령층이 10대임을 알 수 있다. 이로써 메타버스는 10대의 니즈를 실현해주며, 현실에서 불가능했던 ‘나’를 완성시켜주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 수 없다.

메타버스의 빛과 그림자
  허나, 메타버스에도 명백한 암(暗)은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관한 연구와 논의는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고, 따라서 이를 규제할 법과 제도가 미비한 상황이다. 결국, 이러한 과도기 속에서 메타버스 이용자들은 디지털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될 위험을 떠안고 있다. 또한, 세대 간 기술 활용력 차이로 촉발될 정보 격차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나친 가상 세계의 추구가 불러올 현실 세계와의 단절과 개인 정보 수집이라는 부작용 역시 도사리고 있다. 그렇기에 메타버스는 윤리적인 측면에서 각종 문제를 대비하며 나아가야 한다. 멀지 않은 현실로 다가온 메타버스 세상, 과연 이를 어떻게 맞이하고 또 조성해 나갈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점이다.

최유진 기자 cyj44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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