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활의 3대 요소인 ‘의식주’. 우리는 요리가 빠진 삶을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요리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는 누군가에게는 단지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일 수 있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힐링 혹은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의미를 가진 ‘요리’를 소재로 한 영화 <카모메 식당>과 웹툰 <밥 먹고 갈래요?>를 감상해봤다. 

 

ⓒYes24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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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로 감정을 표현하다
  오묘 작가의 웹툰 <밥 먹고 갈래요?>는 요리를 좋아하는 회사원 ‘미이’의 잔잔하고 평범한 일상이야기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매 화마다 등장하는 다양한 요리들은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고 맛있게 만든다. 

  매일 저녁 미이는 바쁜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남자친구와 함께 밥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화려하고 특별하진 않지만, 미이는 직접 만든 따뜻한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또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요리는 미이의 감정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는데, 주인공의 감정을 요리에 녹아냈다는 점은 읽는 이에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예를 들어 복잡한 마음을 나물과 함께 비벼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거나, 동생과 한바탕 싸운 후 속상한 속을 달래기 위해 따뜻한 두부무된장국을 끓여 먹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주인공의 감정이 요리와 함께 전개됨에 따라 독자는 주인공의 감정을 더 세세하게 느끼고 공감하게 된다. 

  한편, 이야기의 마무리 즈음에는 해당화에 등장했던 요리의 레시피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특히 이 부분에 삽입된 조리 방법과 먹음직스러운 그림은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보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다. 결국 웹툰을 천천히 정독하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미이와 함께 요리의 즐거움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최근에 먹었던 음식을 한 번 되돌아보자. 외식과 배달 등으로 끼니를 해결한 탓에, 직접 요리를 했던 일이 한참 예전의 기억은 아닌가. 가끔씩은 우리도 미이처럼 직접 요리를 만들어, 소중한 사람과 그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 즐거움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김가희 기자 skyballoon00@naver.com

 

ⓒGoogle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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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담긴 음식이 건네는 위로
  사치에, 미도리, 마사코는 핀란드 헬싱키에서의 우연한 만남으로 따뜻한 정을 피워낸다. 영화 <카모메 식당>은 타지에서 일본인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이들이 함께 식당을 운영하며, 그 속에서 벌어진 일상의 순간들을 담백하게 담아낸다. 

  <카모메 식당>의 전개는 지극히 평범하다. 허를 찌르는 반전도, 눈물을 자아내는 신파도 없다. 그럼에도 지루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의 배경지인 핀란드 헬싱키의 아름다운 경치가 시선을 잡아끔과 동시에, 사치에의 유려하면서 정갈한 요리 솜씨가 시각과 후각을 쉴 새 없이 자극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성이 가득 배인 사치에의 음식은 소박하지만 정겨운 집밥을 떠올리게 해, 은은하면서도 강하게 관객의 가슴을 울린다. 영화 속에서 미도리가 사치에의 일본 가정식에 고향의 맛을 느끼며 눈물을 보였던 것처럼 말이다. 

  또한, <카모메 식당>은 식당을 운영하는 세 주인공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들의 주변인물의 사연 또한 담담하게 풀어내 영화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그들의 사연은 현실에서도 있을 법할 정도로 평범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기에 관객은 작품 안에 고이 깃든 ‘사람 냄새’에 더욱더 취하게 된다.

  영화 후반부에 다다르면, 손님이 없어 한적했던 카모메 식당은 어느덧 인산인해를 이룬다. 사치에의 요리가 전하는 온기에 하나둘씩 젖어 들면서, 주변인들이 카모메 식당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카모메 식당>은 작은 음식 하나에도 정성이 녹아 있다면, 이는 누군가에게 특별한 위안이 된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원래 남이 타준 커피가 더 맛있다’라는 영화 속 대사를 빌려, 우리 역시 소소하지만 따듯한 요리로 보람찬 행복을 느껴보자. 

최유진 기자 cyj44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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