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레프트’ 박지유, 차정연 대표

 

  최근, 버려지는 물품을 수선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업사이클링’이 유행이다. 이는 개선한다는 의미인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이라는 뜻의 ‘리사이클링(Recycling)’을 결합한 단어다. 그리고 이러한 업사이클링을 실천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바로, 본교 패션디자인학과 졸업생이 모여 만든 ‘Anyleft(이하 애니레프트)’다. 쓸모가 없어진 물건들에 환경친화적인 임무를 선사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 차: 안녕하세요, 저희는 업사이클링 전문 기업 애니레프트의 박지유(이하 박), 차정연(이하 차) 공동 대표입니다. 저희 외에도 남상지, 안정우 대표가 기업 운영을 함께하고 있어요.

 

 

애니레프트는 어떤 기업인가요
차: 애니레프트는 가치가 없어진 물건을 업사이클링하는 청년 스타트업이에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일상 속에서 업사이클링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죠. 지금까지 저희가 업사이클링해서 만든 제품으로는 △노트북 파우치 △미니 파우치 △키링 등이 있습니다.

 

 

네 분이 함께 애니레프트를 창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 대학 재학시절, 저희는 한창 진로에 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2019년 청년취업아카데미 창직어워드에 함께 도전했고, 여기서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상을 받았습니다. 저희의 창업 아이디어는 기업의 폐자재를 패션 아이템으로 업사이클링하는 내용이었는데요. 해당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작년과 올해 ‘동덕 아트컬처 캠퍼스타운(이하 DAC)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도 참가했습니다. 이 대회에서도 2년 연속 좋은 성적을 거둬, ‘DAC 소속 창업팀’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어요. 이로써 현재까지도 DAC로부터 창업에 관한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있는데요. 덕분에, 작년 9월에는 애니레프트의 사업자 등록을 성사시키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첫 대회는 식사 자리에서 나온 얘기로 갑작스럽게 도전했던 건데, 이 팀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됐네요. (웃음)

 

 

업사이클링을 추구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차: 먼저, 저희 모두 의상 관련 전공이다 보니 패션계에서 버려지는 원단이 상당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어요. 심지어 대부분의 원단은 합성섬유로 만들어져서, 이를 생산하거나 매립·소각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오염을 유발하기도 하거든요. 이러한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업사이클링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한편, 저희의 공통분모는 환경을 사랑한다는 거예요. 저희 팀에는 환경 보호에 힘쓰는 팀원도 있고, 업사이클링 제품을 수집하는 팀원도 있죠. 즉, 애니레프트는 우리의 공통된 흥미와 전공을 살려서 창업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공동 대표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차: 기획 아이디어를 여러 명이 함께 생각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또, 각자 특기가 하나씩은 있어서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준다는 점도 좋습니다. 다만, 아이디어가 너무 많이 나와서 프로젝트의 방향을 하나로 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단점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박: 저는 그것마저도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디어를 추리면서, 프로젝트에 관한 얘기를 끊임없이 나누잖아요. 생각을 나눌수록 더욱 탄탄한 기획이 되더라고요. 또, 대표가 여러 명이다 보니 개인이 부담해야 할 업무가 줄었다는 점도 좋은 것 같습니다. 반면, 단점은 내부에서 분열이 생길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사실 저희가 공동 창업을 시작할 때도 주변 분들께서 팀 내 균열이 생기지 않을까 많이 걱정하셨거든요. 그렇지만 저희는 “우리 팀이 망할 수도 있지만, 우리 사이만큼은 틀어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남상지 대표의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올해 초 진행한 ‘동덕여대 과잠 업사이클링’ 프로젝트가 궁금합니다
박: 이 프로젝트는 우리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으로부터 과잠을 기부받고, 이를 노트북 파우치와 미니 파우치로 업사이클링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옷장을 열었는데, 방치된 과잠이 눈에 띄었어요. 과잠도 졸업 후에 버려지는 물건 중 하나였던 거죠. 저는 이러한 깨달음을 곧바로 팀원들에게 공유했습니다. 그 후 본교 학우분들을 대상으로 과잠을 업사이클링한 제품에 관한 수요 조사를 실시했고, 거기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노트북 파우치와 미니 파우치를 제작하게 됐어요.

 

 

차: 한편, 해당 프로젝트는 학우들의 관심 덕분에 굉장히 애정 있게 진행했어요. 학우분들께서 저희 측에 과잠을 보내주시려면, 과잠을 포장한 후 택배를 직접 접수해야 했거든요. 귀찮을 수도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50여 분의 학우분들이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애니레프트의 업사이클링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하시나요
박: 업사이클링 자체가 버리는 물건의 가치를 다르게 보는 거잖아요. 업사이클링 제품을 많이 알린다면, 소비자분들이 어떤 물건을 사기 전부터 그 물건의 업사이클링 방향에 대해 고민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옷을 살 때 ‘내가 이 옷을 버린다면 이걸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하고 고민하는 것처럼요.

 

 

대학 생활 중 창업에 영향을 준 요소가 있다면요
차: 우리 대학 패션디자인학과 권성하 교수님께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창업 전부터 지금까지 패션계의 환경 실태나 다양한 브랜드의 활동 경향 등을 자세하게 알려주신 분이세요. 

 


  또한, 전공 수업에서 얻은 지식으로는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특히 몸에 옷감을 대고 바로 옷을 만드는 ‘드레이핑’ 기술이 유용했어요. 업사이클링할 때 필요한 역량 중 하나가 입체를 평면화하고, 평면을 입체화하는 것이거든요. 이 수업에서 물건의 규모를 재는 감을 익힌 덕분에 업사이클링 물건들의 도안을 만드는 작업이 보다 수월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박: 올해 말 ‘동덕여대 과잠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의 수익금 중 일부를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기부하는 데 쓸 예정입니다. 또, 이와 비슷한 시기에 ‘2차 과잠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해요. 이번에는 다른 학교와도 함께할 생각입니다.

 


차: 장기적인 계획으로는 회사가 확장된 후 개개인의 색깔이 담긴 파생 회사도 운영해 보고 싶어요. 개별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현재 저희의 최종 목표고, 이를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동덕여대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 차: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이 순간이 고통스럽겠지만, 자신을 비하하기보단 이성적인 고민을 많이 해보셨으면 합니다. 본인의 취향이나 장점같이 자신에 대해 알아보면 더욱 다양하게 진로의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은 잘 할 수 있어요. 동덕인의 모든 날을 응원합니다!


장서율 기자 loveyul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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