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4차산업혁명. 지난 몇 년간 우리는 플랫폼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어떤 파워를 가지는지 실감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이런 플랫폼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의 시가총액이 조만간 삼성전자 다음으로 비싼 회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상장 후 현대차를 제치고 시가총액 8위로 등극했는데, 이는 카카오톡이 한국을 대표하는 SNS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엄청난 가격으로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이제 학생들에게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의 거대 플랫폼 기업, 일명 빅테크는 취업하고 싶은 꿈의 직장이 됐다. 그런데 2000년대 초반 당시 학생들이 취업하기를 선호했던 꿈의 직장은 SK텔레콤이었다. 물론 SK텔레콤은 여전히 좋은 회사이지만, 지금 학생들에게 네이버와 SK텔레콤 중에서 취업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어느 회사를 선택할까? 아마 많은 학생들이 네이버의 웹툰, 쇼핑, 페이, 게임 등 수많은 빅테크 플랫폼의 확산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하지 않을까? 그것이 현재 빅테크 플랫폼의 파워이다.

  하지만 세상은 불과 20년도 안 돼 SK텔레콤이 더이상 꿈의 직장이 아니게 됐듯이, 지금은 끝없이 팽창할 것처럼 느껴지는 빅테크 플랫폼의 미래도 지금 생각하는 것만큼 낙관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한국보다 빅테크 플랫폼이 더 발달한 미국과 중국에서 그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미국은 최근 빅테크 플랫폼의 독과점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경제의 경쟁 촉진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의 독점적 사업 관행과 부당한 경쟁에 대한 규제 강화를 선언했다. 중국의 빅테크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는 더욱 극단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 등의 금융사업, 교육사업, 게임과 문화컨텐츠 사업 등을 극단적으로 플랫폼에서 분리하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규제 동향과 그 논리적 배경을 공부하는 것은 학생들의 미래 직업선택의 성공뿐만 아니라, 세계가 지향하고 있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의 방향에 대한 개인들의 가치관을 수립하기 위해서도 너무나 중요한 일이 되고 있다.

서봉교 (인문대학 중어중국학과) 교수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