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공유냉장고 지도다
△수원시 공유냉장고 지도다

  2년 전 이맘때쯤 본교 백주년기념관에는 ‘솜솜창고’라고 불리는 한 사물함이 등장했다. 당시 교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서 한 학우가 ‘이곳에 와서 누구나 편하게 간식을 가져가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이를 계기로 해당 사물함은 시험공부로 지친 학우들의 간식 창고가 됐다. 이때 솜솜창고에 방문한 학우들은 단순히 들렀다 가기만 하지 않고 추가로 간식을 놓고 가거나, 벽에 감사의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을 붙이며 서로를 응원했다. 이외에도 학우들은 본가에서 보내온 감자부터 김치어묵볶음이나 진미채볶음 등 할머니가 싸주신 반찬까지 다양한 식품을 공유하며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있다.


  이와 더불어, 우리 사회 속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푸드쉐어링’을 볼 수 있다. 푸드쉐어링이란 식품을 나눈다는 뜻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효과를 지닌다. 이러한 나눔이 진행되는 공간은, 온라인상으로는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이나 지역 주민이 모인 인터넷 카페와 같은 SNS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또한, 오프라인으로는 시장 입구, 주민센터 등에 설치된 공유냉장고를 이용해 지역 주민끼리 음식을 주고받는 모습을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수원시는 2018년 1월,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권선구 고색동에 공유냉장고를 처음 설치한 이래로 현재는 총 32개(2021. 10. 02 기준)가 있을 정도로, 공유냉장고를 통한 지역 주민 사이의 음식 나눔이 활성화됐다. 그렇다면, 온·오프라인으로 이러한 푸드쉐어링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푸드쉐어링의 매력을 찾아서
  한 사례로, A 씨는 인터넷 카페 ‘파주맘’에서 ‘문고리 드림’을 통해 푸드쉐어링을 경험했다. 문고리 드림이란 공유자 혹은 수요자의 집 문고리에 전달하고 싶은 물품을 걸어놓는 방식이다. 그는 “집에서 요리하다 보면 반찬이나 식자재 등이 남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정성껏 만든 음식이 버려지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이때 푸드쉐어링을 통해 남는 음식을 줄일 수 있었죠. 제게 필요해서 선택한 일이었는데, 감사하다고 말하는 이웃분들 덕분에 뿌듯하기도 했고요”라며 공유자 또한 푸드쉐어링의 수혜자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나눔을 받은 당사자는 어떨까. 우리 대학 선배에게 나물, 멸치육수, 새우액젓 등과 같은 식료품을 나눔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힌 자취생 B 씨는 해당 나눔 덕분에 식비를 줄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지에서 혼자 살다 보니 외롭고 무서웠는데, 음식을 나눔 받은 덕분에 이웃으로부터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라고 말하며, 나눔을 계기로 공유자와 오랜만에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푸드쉐어링은 공유자에겐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뿌듯함을, 수요자에겐 누군가가 곁에 있음을 전달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더 나은 나눔이 되기 위해선
  그러나 이러한 푸드쉐어링에도 허점은 존재한다. 식품 나눔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용자 간에 마찰이 종종 생겨나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로, 당근마켓과 인터넷 카페 ‘파주맘’을 통해 음식을 나눈 적 있는 C 씨는 “저희 집 앞에서 오후 8시쯤 만나 나눔 물품을 전달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어요. 시간이 맞지 않아 친구와의 약속까지 미루고 해당 장소에 나갔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나눔 받기로 한 분이 오지 않으시더라고요”라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용자로 인해 마음이 상한 일화를 언급했다.


  이렇듯 이용자 간의 시간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미리 방지하고자, 일부 이용자들은 비대면으로 나눔 물품을 전달하는 문고리 드림 방식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집주소를 타인에게 노출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가 크다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푸드쉐어링이 이뤄지는 SNS 공간에는 이용자 모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앞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나아갈 푸드쉐어링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 본다.


장서율 기자 loveyul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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