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코리아>(이하 SNL)의 인턴기자가 화제다. 20대 사회초년생의 말투와 행동을 모방한 개그를 보고 누군가는 “나의 첫 사회생활을 본 것 같다, 현실 고증을 잘했다”며 웃기도 했고, 누군가는 “발표가 서툰 20대 여성 사회초년생을 희화화하고 조롱한 것에 불과하다”며 불편해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SNL 인턴기자는 회차를 거듭해갈수록 응원하고 싶은 성장형 캐릭터, 사회생활의 애환을 보여주는 짠내나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 속에서 우리 주변에 있는 인물상은 유머나 개그의 단골 소재다. SNL의 인턴기자 역시 어디서 한 번쯤 본 것 같은 ‘현실성’을 가진 캐릭터다. 그러나, 특정 지위와 집단에 속한 인간군을 겨냥한 개그에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책 『선량한 차별주의자』에 따르면, 이런 개그는 ‘약자(사회적 차별에 취약한 집단)’를 향해선 안 된다. 약자를 향했을 때 그 영향력과 잔혹성이 매우 강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유머는 자칫하면 누군가를 비하하려는 욕망과 결부되거나 금기시되는 말을 허용할 수 있어, 잘못된 유머는 비하와 차별을 가볍게 만든다. 그 결과, 규범은 느슨해지고, 사람들은 편견을 쉽게 드러낸다.

  SNL 속 한 캐릭터를 보고도 사람들이 서로 다른 감정과 반응을 보이는 건, 인턴기자 라는 캐릭터에 20대, 젊은 여성, 서툰 발표자, 사회초년생이라는 지위와 집단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내가 깎아 내려지지 않은 한, 나와 관계없는, 크게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 집단이 유머의 대상이 되는 것에 무감각해지기 쉽다. 그래서 ‘유머가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를 곱씹어보면, 사회가 둔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집단과 불평등이 발견될 때가 있다. SNL 인턴기자의 흥행은 ‘발표가 서툰’, ‘20대’, ‘여성’, ‘사회초년생’이라는 집단이 사회에서 어떤 존재들인가에 대한 성찰과 이해가 부족하다는 방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까지도 인종, 성별, 장애인, 성 소수자를 개그 소재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크게 비판하지 않았다. 더이상 사람들이 웃지 않는 유머만이, 사회적 맥락에 따라 사라질 것이다. 그렇기에 누가 웃는가만큼, 누가 웃지 않는가도 중요하다. 아직도 유머에는 어떤 집단을 소재로 삼아도 되는지에 대한 감수성이 필요하다.


오세진 학생 논설위원(국사 19)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