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공략하는 ○○.’ 최근 언론에서는 이와 같은 표현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업마다 너나 할 것 없이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제품과 플랫폼을 출시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MZ세대는 의아하기만 하다. 우리가 MZ라는데, 그 뜻조차 모르는 경우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MZ세대는 일반적으로 청년의 범주를 뜻한다. 하지만 MZ세대에 포함되는 연령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사람을 밀레니얼 세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사람들 Z세대라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합쳐보면, 결국 10대 중‧고등학생부터 40대까지 한 세대로 묶이는 것과 같다. 하지만 10대와 40대가 겪는 사회는 엄연히 다르다. 더더구나 같은 나이대라고 해도 성별 또는 사회적 위치 등에 따라 경험하는 일상이 다르고, 각각의 가치관과 관심 분야도 천차만별이다. 이처럼 특정 세대에 대해 세세한 분석이 뒤따른다 해도, 그 범주 안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처럼, 한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을 부르는 호칭은 늘 있었다. 물론, 이러한 세대론에도 분명한 장점이 있다. 마케팅이나 공약처럼 특정 연령대를 사로잡아야 하는 순간에, 그들만의 특징을 쉽게 포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떤 현상에 대해서는 특정 세대의 관심과 세력이 우세할 순 있다. 그렇지만 이는 각 세대의 이미지를 고착화하고, 한정 짓는 위험이 있다.

  최근에는 정치권에서도 MZ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되곤 한다. 특히 한 대권 주자는 MZ세대를 ‘민지’라는 이름으로 의인화하며 친근한 접근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반말을 사용하는 등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두루뭉술한 공약만을 내세웠다. 세대 간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친근함도 중요하지만, 이해가 배제된 소통은 하나의 쇼에 그칠 뿐이다. 우리 사회가 MZ를 대할 때, 같은 일원으로서 함께 소통하고 협업하려는 노력 없이 그저 타자로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된다.

  MZ세대의 뒤를 이어, 이제 201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을 지칭하는 ‘알파 세대’도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또 어떤 수식들이 뒤따르게 될까.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름이 그저 하나의 세대로 뭉뚱그려지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도헌 대학사회부장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