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순 조향사

△향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며, 후배 조향사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정미순 조향사
△향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며, 후배 조향사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정미순 조향사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조향사 정미순입니다. 현재 고급 향료와 천연 향료를 사용해 향수를 제작하는 ‘지엔 퍼퓸’이라는 조향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더불어, 조향사를 양성하는 조향 교육 기관 ‘지엔 퍼퓸&플레이버 스쿨’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조향사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조향사는 쉽게 말해 향을 다루는 직업이에요. 흔히 많은 분께서 생각하시는 것처럼 향수나 화장품에 쓰이는 향을 창조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죠. 이 외에도 음료나 방향제처럼 실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식품과 제품에 첨가되는 향까지 직접 조향하기도 합니다. 

향수는 어떤 과정을 거쳐 제조되나요
  먼저, 향수의 이미지를 구상하고, 이에 어울리는 요소를 탐색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인물의 맞춤형 향수를 제작할 때는 대상의 성격이나 심리 유형 등을 분석해요. 차분한 사람과 활발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향이 다르듯, 개개인의 특성에 알맞은 향을 입히기 위해서는 이러한 분석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향수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정하고 나면, 향을 조합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조향사가 파악한 이미지와 매치되는 향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해요. 만약, 향수가 자연을 주제로 한다면 꽃이나 숲속의 향을 담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본격적으로 향을 제조하는 작업에 들어간 후에는, 향료를 농도별로 희석해 향취를 체크하며 세밀하게 향을 완성해나갑니다. 보통 조향이 마무리되기까지 과정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일 년 가까이 소요되곤 해요. 

조향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향이란 무엇인가요
  저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이롭게 하는 향이 좋은 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맡았을 때 기분이 좋아지거나 정서적인 안정을 느낄 수 있는 향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닌 향이라고 할 수 있죠. 반면, 좋지 못한 향은 맡는 이로 하여금 머리를 아프게 만들거나 어딘가 불편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따라서 저는 맡는 사람이 향으로부터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도록 편안하고, 건강한 향을 제작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조향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 궁금합니다
  조향사가 되려면, 전문적인 조향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조향 교육은 사설 학원이나 조향 교육 기관에서 교육 과정을 수료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관련 회사에 입사했다면 해당 회사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도 좋습니다. 조향 교육은 보통 베이스 향에 관한 기본 과정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배우는 향의 범위를 넓혀가요. 그래서 이를 전부 학습한다면 많은 향을 구별해내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됩니다. 

  한편, 조향사로서 기업이나 연구소에 취업하려면 화학과를 전공하는 것이 유리한 편이에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공방을 열어 향과 관련된 제품을 만드실 거라면 전공은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민간 자격증 역시 필수적으로 취득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실무에서 조향사 개인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없기에 때로는 민간 자격증이 실력을 검정하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조향사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우선, 뛰어난 후각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건강 관리에 꾸준히 신경 써야 해요. 육체적이나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면 향을 구별하는 데 지장이 가기 때문이죠. 또, 본인 스스로 향에 대한 열정을 갖고 다양한 향을 탐구하려는 노력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음악이나 미술 작품 등을 다방면으로 감상하며 창의성과 예술적인 감각을 기르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요. 자신의 모든 감각을 열어둔 채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그렇게 얻은 영감을 온전히 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말이죠.

마지막으로, 조향사를 꿈꾸는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주변에서 다양한 향을 최대한 많이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가지 향을 접하다 보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향을 찾는 것은 물론, 다채로운 향에 매료되는 즐거움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조향사를 꿈꾸신다면, 망설이지 말고 꼭 도전해보시길 바라요. 

최유진 기자 cyj44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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