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에 식욕이 더욱 돋워진 본지 기자들은 SNS에서 유행하는 음식을 직접 해 먹어봤다. 원기둥 모양의 김밥을 사각형으로 바꾼 ‘접는 김밥’부터 라이스페이퍼로 만든 떡볶이,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다이어트&비건식 연두 두부구이와 비주얼이 환상적인 바스크 치즈케이크까지. 요리계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킨 ‘SNS 유행 레시피’를 통해 이색 음식의 세계로 초대한다.

장서율 기자 loveyul01@naver.com
장수빈 기자 subin5308@naver.com
최유진 기자 cyj44126@naver.com
김수인 수습기자 cup0927@naver.com
송영은 수습기자 syet0530@naver.com

 

옆구리 터질 걱정 없는 접는 김밥!

 재료: 밥, 김, 당근, 오이, 단무지, 우엉, 참치, 깻잎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집에서 오늘의 자취 메뉴를 고민하던 중, ‘요즘 핫한 접는 김밥 만들기’라는 게시물을 발견했다. 레시피를 읽어보니 요령이 필요한 일반 김밥과 달리, 접는 김밥은 조리 과정이 단순해 이를 직접 만들어 먹어보기로 했다. 

  우선, 김밥용 김을 반으로 두 번 접어 김의 구역을 4칸으로 나누고, 중간선에 맞춰 가위로 왼쪽 면을 김의 중심까지만 잘랐다. 그다음, 김밥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당근, 계란, 단무지, 오이, 밥을 세 개의 칸에 넣고, 마지막 칸에는 김밥의 맛을 더하기 위한 깻잎과 참치를 올려줬다. 

  갖가지 재료가 담긴 요리인 만큼 접는 순서 역시 중요했다. 음식이 넘치지 않도록 잘린 왼쪽의 칸을 아래에서 위로 먼저 접고, 나머지 칸들을 시계 방향으로 포개 쌓았다. 이대로 따라 해보니 우리가 알던 김밥의 모습 대신, 마치 샌드위치처럼 겹겹이 쌓인 김밥이 완성됐다. 마지막으로, 김에 잘 붙지 않은 재료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김밥 전체에 투명 랩을 감고 반으로 잘라줬다.

  완성된 김밥을 한 입 베어 먹어보니, 지금까지 접했던 K-김밥의 맛이 그대로 입안에 퍼졌다. 재료들 또한 기대 이상으로 조화롭게 섞여 있었다. 무엇보다 접어서 김밥을 만드니, 말다가 김이 찢어지거나 속이 터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접은 후에 랩으로 감아 잘라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서 번거롭고, 돌돌 만 다음 기름칠을 하는 본래의 김밥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김이 질겨 이에 달라붙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는 김밥’은 신선한 아이디어와 간단한 조리 방법을 갖춘 색다른 한 끼임은 분명했다. 

 

나.. 말아 먹었어, 라이스페이퍼 떡볶이

 재료: 밥, 김, 당근, 오이, 단무지, 우엉, 참치, 깻잎

  작년 3월, 유튜브 채널 ‘한이와 베키의 한국밥상’에선 이스라엘에 사는 한국인들이 라이스페이퍼를 이용해 떡볶이를 만드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를 계기로, 베트남에서 인기를 얻은 일명 ‘라이스페이퍼 떡볶이’는 미디어를 타고 한국에도 유행을 전파했다. 국경을 넘어 한국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라이스페이퍼 떡볶이, 나도 한번 만들어봤다.

  라이스페이퍼 떡볶이는 라이스페이퍼를 재료로 한다는 점 이외에는 일반 떡볶이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먼저, 라이스페이퍼를 미지근한 물에 담갔다 뺀 후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잘 펴주고, 그 위에 2장을 더 겹쳐서 돌돌 말면 된다. 치즈를 좋아하는 내 입맛에 맞춰 라이스페이퍼 사이에 슬라이스 치즈를 추가해 말았다. 이후 긴 가래떡처럼 두꺼워진 라이스페이퍼를 3등분으로 자르니 흡사 떡과 비슷한 모양이 됐다. 끝으로, 팬에 떡볶이 양념과 물, 어묵, 파를 넣어 볶았고 물이 끓기 시작한 다음에는 라이스페이퍼 떡을 넣고 1~2분 정도 졸여 요리를 마무리했다.

  완성된 음식을 한 입 먹자마자, 라이스페이퍼에 대한 의구심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일반 떡볶이와 맛의 차이가 크게 있진 않았지만, 매콤한 떡볶이 양념과 라이스페이퍼가 가진 쫄깃한 식감의 궁합이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치즈떡은 떡볶이의 풍미를 더하기 충분했다. 

  라이스페이퍼 떡볶이는 단순히 ‘밀떡’과 ‘쌀떡’으로 구분되곤 했던 떡볶이의 세계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평범한 식감의 떡볶이에 질렸다면, 오늘은 라이스페이퍼 떡볶이를 만들며 매콤한 맛은 물론 떡을 만드는 재미까지 느껴보자.

 


우리 모두 연두 두부구이 해요~

재료: 부침용 두부, 요리에센스 ‘연두’, 아보카도 오일

  끼니를 거른 채 시험공부를 하던 어느 날, 폭풍처럼 밀려오는 배고픔에 문득 냉장고 문을 열자 부침용 두부가 보였다. 두부는 속이 부대끼지 않으면서 허기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이를 활용한 요리를 찾아봤다. 그러던 중 SNS에서 화제가 됐던‘연두 두부구이’의 레시피를 발견했고, 이 음식이 어떤 맛을 자아낼지 궁금해져 직접 만들어봤다.

  우선, 두부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두부에 칼이 도마와 닿지 않을 정도의 깊이로 좌우 방향의 칼집을 냈다. 그리고 빈 그릇에 아보카도 오일 한 큰술과 요리에센스 ‘연두’ 두 큰술을 섞어 두부 위에 얹을 소스를 제작했다. 이후 에어프라이어에 칼집을 낸 두부를 넣어 그 위에 소스를 얇게 펴 발라줬고, 200도로 20분 동안 구워내 요리를 완성시켰다.

  20분의 기다림 끝에 마주한 연두 두부구이는 기대 이상의 맛을 선사했다. 소스의 짭조름한 맛이 고소한 두부와 잘 어우러지면서 감칠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또, 두부의 윗부분은 바싹바싹하게 구워진 반면, 아랫면은 두부 본연의 촉촉함이 그대로 살아있어 ‘겉바속촉’이 주는 오묘한 식감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간편한 조리법과 담백한 맛이 특징인 ‘연두 두부구이’는 두부전과 두부조림밖에 몰랐던 내게 두부 요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줬다. 게다가 모든 재료에 동물성 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아 다이어트식이나 비건식으로도 제격이었다. 따라서 가볍게 채식을 시작하고 싶거나 부족한 요리 솜씨로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을 때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연두 두부구이를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마스크 벗고 바스크 치즈케이크 즐기기

재료: 크림치즈, 생크림, 계란, 박력분, 설탕

  평소처럼 인스타그램 피드를 내리던 중, ‘초간단 바스크 치즈케이크 만들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나를 사로잡았다. 게시물은 조리 과정을 4단계로 나눠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었다. 이 레시피라면 제빵 초보자인 나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레는 마음으로 인터넷에서 필요한 재료를 주문했다.

  본격적으로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만들기에 앞서, 크림치즈 400g, 달걀 3개, 생크림 200mL를 1시간 정도 실온에 꺼내 놓았다. 재료들이 차갑지 않은 상태여야 서로 잘 섞이기 때문이다. 이후 실온에 둔 재료들과 설탕 90g과 박력분 20g을 함께 믹싱볼에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충분히 저으며 케이크 반죽을 만들었다. 한편, 젓는 틈새로 달달한 냄새가 올라오자,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나기도 했다. 

  그다음에는 완성된 반죽을 지름 15cm의 원형 틀에 부었다. 그리고 5분간 미리 예열해둔 에어프라이기에 넣어 200도로 30분간 익혀줬다. 이윽고 완료를 알리는 ‘땡’ 소리와 함께 케이크를 꺼내자, 윗면이 살짝 그을린 먹음직스러운 모습이 보였다. 빨리 맛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케이크의 꾸덕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하루 동안 냉장 보관했다.

  다음날, 드디어 완성된 치즈케이크를 한입 먹어보니, 시판되는 제품과 비교해봐도 손색없을 정도로 고소하고 진한 치즈의 풍미가 식욕을 자극했다. 비록 완성도를 위해 견뎌야 했던 하루가 1년처럼 길게 느껴졌지만, 중독성 있는 맛에 다시 한번 만들어 먹고 싶었다. 문득 달달한 디저트가 당기는 날, 손쉬운 조리법의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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