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감정을 느끼고, 이해하며, 학습한다. 그중에서도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서 인간은 가장 투명하면서도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본지는 발칙한 현실 로맨스를 다룬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와 10년에 걸쳐 펼쳐지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 『12월의 어느 날을 감상하며, 사랑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 봤다.

 

Ⓒ네이버 이미지
Ⓒ네이버 이미지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우리 모두의 연애
  각기 다른 이유로 이별을 경험한 10명의 남녀가 한 달 동안 한집에 모여 산다. 이들은 모두 여기 있는 누군가의 전 애인(이하 X)이었으며, 과거 연인 관계였다는 사실을 숨긴 채 일상을 함께 보낸다.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는 이처럼 독특한 구성으로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이들이 다시 모여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아낸다. 

  먼저, <환승연애>는 ‘X가 써주는 자기소개서’를 초반부에 등장시켜 이들이 진정성을 담아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됐다. 여기에는 직업이나 나이 같은 외적인 정보 대신, 상대방의 내면을 알아갈 수 있는 정보가 적혀있기 때문이다. ‘헤어짐을 후회했던 유일한 남자입니다’, ‘그 사람의 웃는 모습은 주변 사람들까지도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밝은 에너지를 가졌습니다’처럼 어쩌면 순수하고 맹목적일지도 모르는, 오로지 ‘그 사람’에 대한 정보는 다른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사랑을 싹틔울 수 있는 장치가 된다. 

  더불어, 이들은 데이트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이별에 공감하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며 사랑에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한다. 그중 당시 전화 한 통으로 이별을 통보한 뒤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던 ‘보현’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날의 곤두섰던 감정을 정리하며 ‘호민’과의 연애에 진짜 마침표를 찍는다. 또한, X 관계였던 ‘민영’과 ‘주휘’는 연애 당시 서로에게 느꼈던 미묘한 질투 역시 사랑임을 깨닫고, 이번에는 조금 더 나은 결말을 믿으며 다시 한번 사랑을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현실 연애 못지않은 갈등 장면도 다수 등장한다. 그럼에도, <환승연애>는 “부딪혀보라, 그리고 사랑을 이해하라”라고 말하며, 이성보다는 감정에 충실했을 우리 모두의 연애를 토닥여준다. 

장수빈 기자 subin5308@naver.com

 

 

Ⓒ네이버 이미지
Ⓒ네이버 이미지

1분의 설렘이 10년간의 사랑으로 
  12월의 어느 날, 만원 버스가 정류장에 멈춘 찰나의 순간이었다. ‘로리’는 버스 창밖을 바라보다 정류장에 앉아있는 ‘잭’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1년 뒤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로리는 기적적으로 잭과 재회하지만, 그가 자신의 친한 친구인 세라의 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로맨스 장편소설 『12월의 어느 날』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지만, 마음을 숨길 수밖에 없었던 로리와 잭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잭과 로리, 두 인물의 시점이 번갈아 가며 전개된다는 점이다. 덕분에 독자는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는 이들의 처지에 공감하며, 금단의 사랑에 대한 가슴 아린 뭉클함을 느끼게 된다. 당시 세라가 있어, 매 순간 커지는 감정을 애써 외면해야 했던 두 남녀의 속마음을 독자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소설은 단순히 낭만적인 사랑을 다루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여성이 겪는 불합리한 현실을 함께 보여준다. 몇 년 후, ‘오스카’라는 남자를 만나 충동적으로 결혼한 로리가 그로부터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아내로 살아가라는 말을 듣는 장면처럼 말이다. 하지만, 로리는 결국 오스카에게 이별을 고하면서 사랑이라는 명목 하나로 여성의 삶을 포기할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결국, 잭을 잊는 데 실패한 로리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로나’라는 가명으로 잭의 라디오 방송에 그를 향한 애정을 담아 사연을 보낸다. 이를 계기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10년 만에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서로의 마음을 완전히 확인한다. 이처럼 엇갈림과 부딪힘을 반복하다 끝내 사랑을 시작한 둘의 모습은 겨울에 운명적인 인연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설렘을 선사한다.

송영은 수습기자 syet0530@naver.com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