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끝났다. 즐겁게 놀던 모습에서 돌아와 이제는 차분히 생각해볼 때다. 우리는 잘 놀았는가? 축제는 혼자 노는 것도 아는 친구끼리 노는 것도 아니다. 학교에서 다 같이 노는 것이다. 놀던 사람만 놀던 대로 노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잘’ 놀 수 있기 위해서는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한 고민과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주도해야 하는 주체가 바로 학생회다.

학생을 대표하는 학생회는 학생의 의견과 바람을 모으고 갈무리해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의 복지와 이익을 위해 개인이나 소수가 할 수 없는 일을 수행해야 한다. 야식행사와 같은 공동구매도 그에 해당할 수 있겠지만, 야식 정도는 같이 사서 길게 줄서서 먹지 않아도 된다. 돈과 사람이 모이면 큰 힘을 낼 수도 있다. 그래서 학생회는 혼자서는 엄두를 못 내는 것들, 하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학생회는 동덕의 바람직한 문화를 주도할 수 있는 주체이기도 하다. 시험기간에 길게 줄서서 먹는 것도 문화고 축제 때 유명 연예인을 불러 노는 것도 문화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만들 수 있고, 그렇게 만들어진 문화 속에서 우리가 또 만들어진다. 우리의 모습과 우리의 문화를 재단이나 교수 혹은 성적이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면, 학생은 영원히 주인이 아닌 행인이고 말 것이다.

등록금을 내고 수업을 듣는다고 모두 동덕인은 아니다. 학교를 사랑하고 스스로를 학교의 주인이라고 생각할 때라야 진정한 동덕인이 되는 것이다. 학생회는 모든 학생이 주인으로서 참여하도록 만들 책임이 있다. 그런데 요즘의 학생회는 한국 정치계의 축소판이라고 하는 이도 있다. 재정이 투명하지 않다고 의심하는 이도 있다. 말해봐야 바뀌는 것은 없다고 냉소하는 이도 있다. 이래서는 모두가 주인으로 참여하기 힘들다.

대표자는 전체를 위한 공인이어야 한다. 사적 이익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학생도 마찬가지다. 학생회와 학생이 둘일 수 없다. 참여하지 않는 이에게는 의심이나 비난의 자격이 없다. 그래서 학생회는 민주주의의 실습실이자 현장이다. 우리가 참여하고 함께 고민할 때만이 바람직한 학교,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머물고 싶은 학교, 자랑스러운 학교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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