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12월 1일 투표 진행
루트, 위계와 권위 없는 총학 추구

 

△ 제55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루트’의 정후보 박수빈(국어국문 20) 씨(우)와 부후보 이예리(식품영양 20) 씨(좌)다
△ 제55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루트’의 정후보 박수빈(국어국문 20) 씨(우)와 부후보 이예리(식품영양 20) 씨(좌)다

 

△ 단과대학 선거운동본부의 이름과 으뜸슬로건이다
△ 단과대학 선거운동본부의 이름과 으뜸슬로건이다

 

  오는 11월 30일부터 2022 정선거가 시작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총학생회(이하 총학)와 7개 단과대학(이하 단대)(△디자인대 △사회과학대 △예술대 △약학대 △인문대 △자연과학대 △정보과학대)의 정·부학생회장, 그리고 5개 단대(△미래인재융합대 △사회과학대 △인문대 △자연과학대 △정보과학대)의 과학생회 선출이 이뤄진다. 다만, 동아리연합회와 공연예술대학, 미래인재융합대학의 선거는 후보자가 없어 무산됐으며, 신설 단대인 문화지식융합대학은 ‘4학기 이상 등록자’라는 회장 후보 요건을 충족할 수 없어 선거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는 지난 2년간의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이하 중비대위) 체제를 끝마칠 제55대 총학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 ‘루트’가 출마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선본 루트에는 박수빈(국어국문 20) 씨가 총학생회장, 이예리(식품영양 20) 씨가 부총학생회장 후보로 나섰다. 이에 본지는 선본 루트를 만나, 선거 준비 과정부터 핵심 공약까지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후보자 등록 과정, 추천 서명서로 논란 불거져
  학생회 선거 시행 세칙 제6장 1조에 따르면, 총·부학생회장 후보는 입후보자 자격을 얻기 위해서 300인 이상의 추천 서명서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루트는 후보 등록 기간인 22일 18시 이전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총 315명의 추천서를 받아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지난 18일, 교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익명 A 씨는 “모르는 후보에게 추천서를 써달라는 카카오톡이 왔다”는 글을 게시하며 당혹스러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박 씨와 이 씨는 “선본원 16명에게서 각각의 학과 채팅방에 있는 학우들의 연락처를 전달받았다”며, 메시지를 보낼 당시 각 학우께 해당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추천서를 부탁하는 글의 내용과 어투가 다소 권위적이었다는 여론에 대해 “선거 세칙에 따라, 선거운동으로 보이지 않게 내용을 구성하다 보니 추천서를 부탁하는 발언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진 것 같다”며, 불편을 느꼈을 학우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루트가 내세운 7가지 핵심 공약
  루트는 총학 선거에 도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지난 2년간 중비대위 소속으로 활동해오면서, 중비대위 체제에서는 학교에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다는 한계를 느꼈다”며 설명했다. 이어, “총학으로 당선돼 학생들이 원하는 사안을 학교에 더욱 당당하게 요구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들의 핵심 공약은 7개의 권리(△학교의 일을 결정할 권리 △공동체에 소속될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권리 △문화를 누릴 권리 △직업을 통해 자아를 실현할 권리)로 나뉜다. 이처럼 ‘권리’로 통일된 공약의 갈래는 학생의 권리를 무엇보다 중요시하겠다는 루트의 의도가 담겨있다. 그중 ‘학교의 일을 결정할 권리’에 해당하는 ‘총장직선제 실현’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루트는 학우들의 힘을 모아 학내 집회를 진행하고, 사립학교법 개정을 주장하는 등 대학 내외로 민주동덕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다음으로, ‘공동체에 소속될 권리’에 해당하는 ‘학생자치 공간 확보’ 역시 루트가 중점을 두고 있는 공약이다. 현재 본교에는 약 60개의 학생회, 30개의 중앙동아리, 3개의 특별·전문 기구가 존재한다. 하지만, 사용 가능한 회실은 약 40개에 불과해 학생자치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박 씨는 “공간의 부재는 곧 학생자치의 붕괴를 의미한다”며 학교 측에 회실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해, 학생들의 바람이 이뤄지는 선례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루트는 총학에 당선된다면 가장 먼저 이루고 싶은 공약으로 ‘찾아가는 총학생회 추진’을 꼽았다. 이는 학우들과 총학 간에 이뤄지는 대면 만남으로, 월 1회 이상 시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찾아가는 총학생회를 통해 학생-총학의 만남이 당연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또한, “학생들이 언제든지 총학생회실을 박차고 들어와 하고 싶은 말을 맘껏 쏟아내는 일상”을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본 이름인 ‘루트’는 길(route)과 뿌리(root)라는 두 개의 의미를 지닌다. 이 씨는 “여기서 뿌리는 학교의 근간을 이루는 학생을 뜻한다”며, “루트(학생)를 통해 보다 바람직한 루트(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소중한 한 표를 부탁드린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투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이틀간 전면 모바일로 진행된다. 다만, 투표율이 50%를 넘기지 못한다면 투표일이 하루 연장된다. 제55대 총학이 당선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전감비 기자 rkaql05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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