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이 시려오는 겨울입니다. 모든 것이 낯설었던 새내기 시절, 온갖 교내외 소식을 전달하는 학생기자가 멋있어 보인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학보사에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얼떨결에 59기 기자로 선발됐고, 순식간에 시간은 흘러 어느덧 학보사에서 3번째 겨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실수투성이였던 수습기자를 지나 정기자, 데스크단에 이르기까지 학보사는 알게 모르게 제 대학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의 신문이 세상에 나오려면 이토록 갖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매 순간 실감했고, 학기는 물론 방학에도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업무에 지칠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봐도, 정말 많은 시간을 학보사에게 빼앗겼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학보사 생활이 즐거웠다고, 주저 없이 말하고 싶습니다. 생전 안 먹던 카페인을 입에 대면서까지 졸음을 버텨내며 고민에 고민을 거쳐왔던 시간들이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이끌었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보 발행을 거듭하면서 학보사를 향한 애정과 자부심은 크게 불어났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저는 수업을 들을 때나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학우분들께 유용한 기삿거리가 될 만한 소식을 접하면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기사를 더 잘 쓰고 고치고 싶은 마음에 작문이나 번역 관련 책도 찾아 읽었고, 다양한 글을 접하며 여러 각도로 사회를 바라보려고 시도했습니다. 이렇듯 수많은 시행착오로 탄생한 기사들에게서 조금이나마 진심이 발견됐을까요. 자신이 맡은 기사에 온전히 책임을 다하며 꿋꿋하게 달려온 기자들의 노력이 전달됐다면 다행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업이 이어져, 학보를 향한 관심도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데스크단이 된 올해는 학우분들이 학보에 관심을 기울이길 바라는 마음에 학보사 SNS 계정을 통한 이벤트를 더욱 활성화하고자 했습니다. 새로운 소통창구인 학보사 블로그와 뉴스레터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재미와 친근함을 놓지 않으려고, 서로 머리를 맞대며 웃음의 요소를 찾았습니다. 기자들의 열정에 비해 여전히 관심도는 낮아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여러 작업물을 통해 다재다능한 학보사의 역량은 충분히 증명해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학보사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큰 힘을 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먼저, 어떤 순간에도 저를 믿고 지지해주셨던 가족들과 친구들 모두 감사합니다. 여태천, 박성환 주간교수님 그리고 이지우, 유서린 조교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앞서 진심 어린 애정으로 학보사를 이끌어주신 김현지, 임나은, 정채원, 하주언 선배 기자님이 있었기에 무척 든든하게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서 집단지성의 힘을 알려준 59기 동기 가희, 도헌에게 정말 고맙고,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선배였지만 묵묵히 따라와준 감비, 서율, 수빈, 유진, 주은기자에게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수습기자인 보영, 수인, 영은, 한비기자도 지금처럼 샘솟는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학보사를 더욱 빛내주길 바랍니다.

  솔직히 학보사 없는 대학 생활은 심심할 것 같습니다. 가끔은 학보사 생활이 그리울지도 모릅니다. 학보사가 아니었다면 마주하지 않았을 고난과 역경도 많았지만, 지금은 이것마저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그만큼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큰 용기와 자신감도 얻고 갑니다.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2년 8개월의 시간 동안 저와 스쳐 지나간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노희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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