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들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친일 미화 가이드북 저지 행동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학우들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친일 미화 가이드북 저지 행동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본교 설립자 조동식에 대한 친일 미화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지난 1월 28일, 제55대 총학생회 ‘루트’(이하 루트)는 공식 SNS를 통해 2022학년도 신입생 가이드북에 조 씨의 친일 행적을 미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본교가 조 씨를 “외세의 압력으로 쇠잔해가는 민족혼을 진작시키고, 불군의 투혼으로 시련과 난관을 극복”한 인물로 묘사한 점이 화두가 된 것이다.

  설립자에 대한 학교 측의 친일 미화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8월, 1학년 교양필수 과목인 ‘동덕인성교육’ 교재에서 “오직 이 나라 교육을 위해 일생을 바친 시대의 사표”라고 묘사한 데 이어, 2017년 3월에 열린 새내기새로배움터에서도 이 같은 친일 미화 발언을 일삼으며 다시금 학생들을 분노케 했다. 당시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항의하는 총학생회를 향해 “수많은 교육 업적이 있음에도 친일 행적 하나만으로 그 사람을 매도하면 안 된다”며 조 씨를 옹호했다고 알려졌다.

  이렇듯 변함없는 학교의 태도에도 학우들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지난해 10월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1005 전체학생총회’에서는 ‘대학 내 친일 잔재 청산’ 안건을 가결했다. 이후 루트는 교내 포털 사이트를 통해 친일 미화 가이드북 저지 행동을 진행하며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총학생회장 박수빈(국어국문 20) 씨는 “학교에 여전히 존재하는 친일의 잔재를 인정할 수 없다”며, 학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학생들의 노력에도 학교 측의 입장은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다. 신입생들에게 가이드북이 배포되기 전, 루트는 친일 미화 내용을 삭제한 자료집을 학교에 제출했으나 논의 없이 반려 당했다. 이에 학생지원팀은 “설립자 문제는 학교 법인과 관련된 사항이므로, 관련 내용이 수정될 여지는 없다”며 입장을 고수했다. 우리 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설립자에 대해 본교의 대책이 필요한 때다.


김한비 기자 hanb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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