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입학금 실 납부액 0원
등록금심의위원회 TF팀 결성, 대응 행동 이어나가

 

 

  2022학년도 학부의 등록금은 동결됐다. 이는 각각 두 차례 진행된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와 실무회의를 거쳐 결정된 사항으로, 이에 따라 이번 연도 1인당 학부 입학금은 전년도와 동일한 154,000원이다. 하지만 해당 금액은 교육부 입학금 감축 대응지원에 따라 전액 감면돼, 올해 신입생들이 납부하는 입학금은 사실상 0원이다. (본지 보도 2021년 3월 2일 제519호 3면)

 

총학 루트, 비민주적 등심위에 분노 
  수업료와 입학금은 모두 1차 등심위에서 결정됐지만, 여론은 떠들썩했다. 등심위에 학생 위원으로 참석한 제55대 총학생회 ‘루트’가 등심위의 불공정한 의사 결정 과정을 학생 사회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학교는 학생 위원에게 가예산안조차 제시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인 등록금 동결을 요구했고, 비민주적인 절차로 과반수 표결이 가결돼 등록금이 동결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차 등심위에서는 안건 ‘등록금 동결’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고 학생 위원 3인(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예술대회장)의 반대, 학교 위원 3인(학생처장, 기획처장, 예산관재처장)과 외부 위원 2인(회계사, 동문)의 찬성으로 가결된 바 있다.

  이에 루트는 1월 12일부터 12일간 학교의 비민주적인 등심위 운영을 규탄하기 위해 연서명을 받았다. 해당 서명에는 개인 135명과 단체 49곳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1차 등심위에서의 부당한 상황을 고발하는 카드 뉴스와 입장문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2차 실무회의와 등심위에서도 강경히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학생들, 교육 환경 개선 바라
  이어 등심위 TF팀은 1월 24일부터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정도 및 인식도를 조사하고 요구사항을 파악하고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7일간 진행된 해당 설문에는 총 272명의 학우가 참여했다. 

  응답자의 79.8%(217명)는 등록금이 인하돼야 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납부하는 등록금에 비해 학교에서 그만큼의 질을 제공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학생들이 꼽은 ‘등심위에서 가장 요구했으면 하는 사항’ 역시 ‘등록금에 응당한 교육 환경 개선’이었다. 

  학생 위원은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와 대학교육연구소(이하 대교연)와의 면담을 토대로 2차 실무회의에서 교육여건 개선을 논의했다. 해당 회의에서 총학생회장 박수빈(국어국문 20) 씨는 △기숙사 수용률 △전임교원 확보율 △학생 1인당 교육 투자비 △1인당 도서 자료 수를 증가시킬 것을 본교에 요구했다. 실제로,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우리 대학의 1인당 도서 자료 수는 76.9권으로 전국 대학 평균 89.2권, 서울지역 평균 93.9권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또한 2021년 기준 본교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재학생 기준 69.57%로, 규모가 비슷한 비교대학의 평균이 75%임을 고려하면 다소 낮다. (비교대학=△광운대 △덕성여대 △삼육대 △서경대 △서울여대 △한성대) 이러한 현실에 대해 학교 측은 실무회의에서 “도서 자료 수와 전임교원 수가 부족한 것을 인정한다”며 차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 위원은 2차 등심위에서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적립금을 사용하자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재정알리미’에 따르면, 2020년 2월 기준 우리 학교의 누적 적립금은 약 2,230억 원으로 전체 사립대학 중 9위에 이른다. 이에 대해 대교연은 “동덕여대가 법인 지원, 기부금 등이 미약했음을 고려하면 축적된 적립금 재원은 상당 부분 과거에 학생들이 납부한 등록금이었을 것”이라며 “당시 재원을 남겨 미래 투자를 대비한 만큼, 적립금을 활용해 열악한 재정 상황과 교육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학생을 위한 학교가 될 수 있을까
  등심위 TF팀은 여러 차례 걸쳐진 회의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음에 분노하며 공동 행동을 이어나갔다. 2차 등심위가 끝난 이후에는 학교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할 목적으로 학생들로부터 ‘동덕인의 분노에 찬 한마디’를 수렴했다. 학생 A 씨는 “학교는 학생의 의견에 귀 기울여 법인이 그들의 책무를 다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라”고 전했고, B 씨는 “법인은 무섭고 학생은 만만하냐”며 분노에 찬 목소리를 표출했다. 마지막으로, 박 씨는 “등록금은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며 “법인이 다하지 못한 책임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메꾸려 하지 말라”는 말을 전했다.

전감비 기자 rkaql05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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