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늦은 일 처리는 학생들이 늘 가지고 있는 불만이다. 개강 일주일 전인 2월 23일 ‘전면 2주 비대면 개강’이라는 공지가 올라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집을 계약한 학생,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학생 등 교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인제 와서 갑자기 수업운영계획을 바꾸면 어떡하냐”는 푸념 섞인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변동사항이 많은 재난 시국이고, 개강 후 2주간 비대면 수업을 허용한다는 교육부의 지침이 2월 21일 오후에 내려진 것을 고려하면 학교 측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학교-학생 간 소통 부재’라는 데에 있다.

  지난 1월, 제55대 총학생회 ‘루트’는 이러한 상황이 생길 것을 예견해, 수업운영계획 결정 과정에 학생도 참여할 수 있게 교학소통ARETE를 개최해달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학교 측에 건의한 총장과의 대화, 학생 요구안 등이 차례로 반려당했다. 연이어, 지난 방학 동안에는 비민주적인 등록금 심의 위원회, 친일 미화 새내기 가이드북 배포, 학사구조개편안 일방적 통보, ‘입학 실비용’ 학칙 개정 시도 등 학생들의 목소리가 묵살되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과연 앞으로의 본교는 진정한 민주동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학교는 학생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또한 학생은 이러한 학교의 사건·사고에 늘 관심을 가지고 연대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맞물려야만 현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난세의 영웅이 탄생한다’는 말처럼 어려운 상황일수록 대학 사회의 힘을 믿고 싶다. 동덕여대학보 역시 그 여정에 힘을 보태기 위해 본질을 잃지 않고 정진할 것이다.

전감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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