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현 공연 기획자

△클래식 공연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조화현 공연 기획자
△클래식 공연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조화현 공연 기획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공연 기획자 조화현입니다. 현재 i-신포니에타라는 실내악단의 단장이자 공연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어요. 주로 클래식 공연을 기획하죠.

공연 기획자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공연 기획자는 말 그대로 관객의 선호에 맞게 공연을 기획하는 일을 합니다. 연주자를 섭외하고, 무대의 순서를 정하고, 그에 맞춰 여러 프로그램을 구성하죠. 또, 공연 포스터를 제작해서 홍보도 해요. 공연장을 대관하거나 음향을 넣는 일, 심지어는 앵콜곡 선정까지도 고려하죠. 이처럼 공연 기획자는 공연을 담당하는 총감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연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요
  우선 관객의 특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군인을 대상으로 어떠한 공연을 기획한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요새 군인들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들의 트렌드가 무엇인지 사전 조사를 해야 하죠. 이렇게 관객의 성향을 분석하는 것이 최우선이에요. 한편 무대에 올라가는 공연의 순서도 중요해요. 저는 어떤 첫 곡이 관객의 흥미를 가장 많이 끌어낼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해요. 마지막 곡은 뇌리에 박히는, 기억에 남을 연주를 넣어야 하죠. 이와 같이 관객들이 공연을 마음속에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다양한 면을 살펴야 합니다.

지금까지 기획하신 공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요
  약 40회 정도의 북 콘서트를 기획했지만, 그중에서 코다(CODA)
1)인 이길보라 작가와의 북 콘서트가 기억에 남아요. 해당 공연은 이길보라 작가와 저의 언어를 표현해주실 수어 통역가 두 분을 양쪽에 모시고 진행한다는 점이 독특했어요. 공연 중엔 말소리를 내면 안 되니까 이길보라 작가와 통역가분들이 수어로 소통하셨는데, 저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궁금해지곤 했어요. 농아인과 입장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 거죠. 이를 통해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그 사람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교훈을 몸소 배울 수 있어서 저에겐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공연 기획자가 갖춰야 할 역량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아이디어가 풍부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많이 듣고,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해야 하죠. 특히 다른 사람의 공연을 관람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자신이 기획하지 않은 무대 세팅, 음향 등을 접하면 무대를 구성하는 또 다른 방법을 배울 수 있거든요.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빨리 인지하면 좋습니다. 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과서야 사랑해>라는 음악회를 기획했다가 관객이 무대에 올라와 이야기할 수 있는 토크 콘서트로 컨셉을 바꿨어요. 요즘 아이들은 모두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거든요. (웃음) 이뿐만 아니라 공연 기획서를 자주 써야 하기에 신속히 서류를 작업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기획자님의 최종적인 목표가 궁금합니다
  마음의 위안을 줄 수 있는 음악이 바로 클래식이에요. 클래식을 들으면 별다른 이유 없이 편안해지고 위로가 됐던 경험이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또,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2) 와 같은 이론이 있듯이 클래식을 자주 들으면 머리가 좋아질 수도 있어요. (웃음) 이외에도 클래식은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하고 선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종합선물세트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저는 클래식 공연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주는 역할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1) 코다(CODA) : Children Of Deaf Adult의 약자로, 청각 장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비장애인 자녀를 뜻함
2)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 :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의 음악을 듣기만 해도 뇌의 활동이 촉진되어 지능이 향상된다는 이론

송영은 기자 syet05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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