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운동 25일째 이어져
자율적 과비 납부, “행사 진행 어려움 있다”

△모델과 학생회 대자보가 부착된 본교 공연예술센터의 외관이다
△모델과 학생회 대자보가 부착된 본교 공연예술센터의 외관이다

  지난달 18일, 교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는 모델과의 과 학생회비(이하 과비) 강제 납부와 조교의 집합 강요를 고발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를 시작으로 #모델과군기 #모델과조교해임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모델과의 군기 및 악습을 폭로하는 글이 잇따랐고, 사건이 공론화되며 ‘모델과 논란’은 여러 학생의 분노를 자아냈다.

  첫 폭로 글 이후로 에타에는 모델과로 추측되는 한 공연예술대학 학생회의 해명 글이 게시됐고, △3월 20일=모델과 21학번 입장문 △3월 21일=모델과 18학번 입장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후 본교 학우들은 모델과 학생회 및 교수·조교의 공식적인 입장과 사과문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당시로부터 5일이 지난 3월 26일, 모델과 16·17대 학생회는 본교 공연예술센터 신관 1·2층에 공식적인 입장이 적힌 대자보를 부착했다. 이에 대해 모델과 공론화 팀은 “입장문은 횡령을 스스로 인정하는 반증”이라고 지칭하며, 교내 포털로 모델과 민원 글을 올리는 총공격(이하 총공)을 진행했다.(3월 29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이어 모델과 16대 학생회 입장문(3월 29일)이 올라온 그 뒤로 현재까지 모델과 학생회 및 교수·조교 그리고 피해를 주장한 학생, 양측 모두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2022. 4. 8. 기준)

  본지는 에타에 게시된 모델과 학생회 입장문, 18·21학번의 입장문, 3월 23일부터 4월 1일까지 수렴한 제보를 바탕으로 모델과 16대 학생회장, 박순희 교수, 정선옥 교수, 손가은 조교, 조수빈 조교(대학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모델과 17대 학생회장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해당 인터뷰에 불참했다.

집합과 군기는 오해, ‘와전되고 왜곡됐다’
  모델과 21학번 부회장은 17대 학생회장에게 일방적인 부회장직 해임을 통보받았다.(3월 18일) 모델과 입장문에 따르면, 부회장의 개인 SNS에 21학번 단체 채팅방에서 이야기한 과비 의혹을 캡처해서 올렸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모델과 측은 학생회를 제외한 교수·조교는 해임에 어떠한 개입도 없었다는 의견이다. 손 조교는 17대 학생회장과의 통화를 통해 21학번 부회장이 개인 SNS에 과비 관련 내용을 게시했다는 상황만 전해 들었을 뿐 해임을 언급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박 교수는 “학생회의 활동을 정기적으로 보고받지는 않는다”며, 이번 부회장 해임도 교수는 정확하게 전달받지 못한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21학번 집합(3월 21일)에도 말문을 뗐다. 모델과 21학번 공식 입장문에 따르면, 부회장의 해임과 동시에 조교는 21학번 과 대표에게 이른바 ‘집합’을 통보했다. 해당 집합에 대해 모델과 21학번은 개인의 일정을 모두 마다하고 현장에 모여야 하는 이유를 물으며 강압적 태도를 보인 조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집합이 아니라 ‘과비 설명’을 위한 모임이었다는 게 손 조교의 주장이다. 그 당시 모델과 21학번 학생들이 과비 납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코로나19 확진으로 예산안 설명을 할 수 없던 17대 학생회장을 대신해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려다 생겨난 상황이라는 것이다. 손 조교는 모든 학생이 대면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고 일정을 정했다며, 학생들이 순환 출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교수는 18학번 입장문의 ‘은근한 불이익’, ‘왕따 분위기 조성’, ‘수업 태도 프레임’ 논란을 강경하게 부인했다. 그중 실기 발표회는 3학년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기획과 연출을 맡는 구조이기 때문에 교수 본인의 개입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21회 실기 발표회(19년도 5월 10일)의 총괄이었던 손 조교는 “18·19학번 모두 똑같이 오디션을 봤고, 항상 발표회는 1·2학년 학생들을 골고루 섞어서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증거로 모델과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제21회 동덕여대 모델과 실기 발표회’ 영상을 언급했다. 

  또한, 18학번 입장문과 악습 관련 제보는 △개인의 자율 억압(집합 시 이름표 필수, 머리 하나로 묶기, 휴대폰 압수) △인사/전화 예절(‘안녕하십니까 조교님/선배님 00학번 000입니다’로 통일) △집합 문화(집합 후 ‘인사 예절’ 강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모델과 학생회 및 교수·조교는 위와 같은 악습은 근절된 지 오래며,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문화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손 조교는 “당연히 누구를 만나든 (전화를 하든) 인사는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인사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따끔하게 말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모델과 교수·조교의 사과’는 18·21학번 입장문과 공론화 팀의 민원 글 전문에 공통으로 요구됐던 사안이었다. 이에 기자가 교수에게 학생들의 사과 요청에 대해 뚜렷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허술한 장부 인정, 과비는 환급 예정
  학생회 입장문에 따르면 모델과 과비는 크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신입생 환영회 △MT △스승의 날 행사 △축제(대동제) △졸업 행사 △LT(학생회 단합회) △학생회 임원 회의비 등에 사용돼왔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LT(학생회 단합회)와 학생회 임원 회의비의 지출은 과비 ‘횡령’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모델과 학생회는 사적인 모임에 과비를 사용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16대 학생회장은 “MT 행사를 하게 되면 사전 답사가 필요하고, 이때 발생하는 비용은 모델과 전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델과의 과비는 ‘쓰고 채우는 형식’으로 사용됐다. 따라서 전체 과비에서 지출한 금액과 그 시기는 확인할 수 있지만 누적금과 신규 과비를 구분해서 내역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모델과 학생회는 “과비를 기록하는 장부는 많이 낡았고, 지출액에 대한 명시가 정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흡했다”며, 과비 관리가 허술했음을 인정했다. 모델과 학생회는 18학번 학생들에게 환급해줄 과비를 측정하는 중이다. 다만, 연도별로 학생들이 내는 과비와 행사 비용은 다르기 때문에 19학번과의 환급액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16대 학생회장은 “의무적 과비 납부가 시정할 부분임은 인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 특성상 단체로 진행하는 행사가 많아 자발적으로 학생들이 과비를 납부할 경우, 학과 행사 운영에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모델과 학생회는 이 사안에 대해 더 고민해보고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볼 계획이다. 더불어, 가장 최근에 행사를 진행했던 2019년도를 기준으로 과비 예산안도 준비하고 있다. 16대 학생회장은 “1학년 신입생에게 과비 납부를 진행할 때 과비 관련 예산안도 같이 안내할 것”이라며, 과비 지출 장부도 언제든지 과방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16대 학생회장은 26일에 부착한 대자보와 해당 인터뷰를 통해 모델과 논란에 대해 최대한 답변한 것 같다며 이외의 궁금한 점은 모델과 학생회 및 교수·조교에게 물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 본 인터뷰 이후 4월 5일, 박 교수는 모델과 18학번 학생들에게 입장문을 전달했다.

송영은 기자 syet05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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