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47.5. 이 숫자들이 각각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문화체육관광부 <2021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2.7은 대한민국 성인 연간 독서 권수, 47.5는 성인 독서인구 비율이다. 즉, 우리나라 성인의 47.5%가 1년 동안 평균 3권도 채 읽지 않는다는 뜻이다. 책을 읽는 사람이 국민의 절반도 되지 않는데, 그 절반의 사람들마저도 독서량이 점점 줄고 있다. 물론 현대에는 책 외에도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OTT 플랫폼에 신작이 쏟아져 나오고, SNS엔 방대한 양의 게시물이 존재한다. 책 외에도 즐길 것이 많은 세상이다. 그런데도 내가 독서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문해력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청소년 문해력 저하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EBS는 지난해 3월, ‘당신의 문해력’이라는 프로그램에 이어 올해 1월 ‘문해력 유치원’을 선보였다. 담당 PD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문해력 프로그램도 방영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육방송공사. 한국 교육의 중심에 있는 EBS가 이런 기획을 통해 연달아 ‘문해력’ 문제를 시사한 것은 우리 사회에 문해력 문제가 널리 퍼졌다는 걸 의미한다. 모바일 기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장문보단 단문을 더 많이 읽게 되고, 독서는 더욱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긴 글을 읽지 않으니 책 읽기가 힘들어지고, 책을 읽지 않으니 문해력이 저하되고, 또다시 짧고 간단한 글만 읽으려는 이 불편한 꼬리물기. 이 꼬리를 잘라낼 방법은 오직 읽기. 독서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당장 문예창작과에 재학 중인 나조차도, 읽어야 쓸 수 있는 나조차도, 진득하게 앉아 책을 읽는 일이 쉽진 않다. 심지어 전공 교수님께서는 독서는 취미로 하는 게 불가능할 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말씀하신다. 글을 쓰고 읽는 게 전공인 사람들에게도 어려운데 비전공자들에겐 얼마나 어렵겠는가. 하지만 나는 억지로라도 읽고 나면 확실히 느낀다. 읽어야 한다는 걸. 문장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생각하는 그 과정이 수없이 많은 문장을 만나고 또 만들어 내야 하는 현대인에게 필요하다는 걸 말이다. 언어는 훈련해야 실전 사용이 가능하다. 문해력 저하의 원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읽기 부족인 것이다. 이 글을 끝까지 다 읽었다면, 좀 더 용기 내어 책 한 권을 집어보는 건 어떨까? 다 읽은 후엔 성취감과 함께 또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이찬희 학생 논설위원(문예창작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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