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시대’에 벌어졌다곤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에스피씨(SPC)그룹에 맞서기 위해 53일간 단식투쟁을 했다. 요구 사항은 일한 만큼 임금을 받고, 점심시간과 휴식 시간을 준수하고, 아플 때 휴가를 쓸 수 있게 하고,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즉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기본적인 사안들이었다.

  성별, 나이, 학력, 병력, 장애, 성적 지향, 종교, 인종 등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당연한 이치를 지키기 위해 40일이 넘도록 단식을 이어나가고 있는 사람도 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활동가는 39일째 단식을 이어가다 건강 악화로 응급실에 이송됐다. 미류 활동가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15년째 미루고 있는 국회를 향해 소리를 내보지만, 아직도 속시원한 답변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진리와 상식은 아무리 거스르려고 해도 무너지지 않는다. 지금은 장애물로 인해 가로막힌 것들이 언젠가는 솟아오를 거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1분 1초를 다투며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그들을 지켜보면 마냥 낙관적으로 말할 수 없다. 마땅한 권리를 얻기 위한 투쟁 속에서 누군가는 다쳐야 했던, 우리 사회가 걸어온 길을 다시금 되돌아보면 그럴 수 없게 된다.

  ‘당연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도 애써야 하는 세상. 나와 먼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쟁취하지 못한다면 다음으로 위협받는 것은 또 다른 ‘당연함’이다. 누군가가 아닌 나를 위해, 타인의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일수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진리를 좇을 수밖에, 관심을 가지고 연대하면서 힘을 보태는 수밖에 없다.

전감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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