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이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앱 사업자)에게 독과점을 이용한 불공정 행위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공정거래 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등을 제출했고, 카카오의 CEO를 국회 공청회에 소환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판에는 빅테크 플랫폼 사업자가 소비자와 앱 사업자 간의 거래를 주선해주는 역할만을 하고 있는데, 플랫폼을 먼저 선점했다는 이유만으로 앱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수수료 ‘삥’을 뜯고 있다는 논리가 전제돼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중국 등에서도 빅테크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의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오프라인 경제의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빅테크 플랫폼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존재한다.

  그러나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전환이 눈부신 속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빅테크 플랫폼이 단지 중개 수수료를 챙기는 갑질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빅테크 플랫폼이 모바일 시대에 적합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앱 사업자들에게 소비자의 수요에 부합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빅테크 플랫폼과 앱 사업자가 협력하는 모델도 많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카카오 플랫폼이 유희열의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인 안테나에 거액을 투자하고 이를 통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콘텐츠인 유재석을 영입할 수 있었던 것도 좋은 협력 모델의 하나이다.

  빅테크 플랫폼과 앱 사업자의 관계를 단순히 과거 백화점과 입점업체와의 관계처럼 단순화해서 규제하는 것은 디지털 전환 시대의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사실 한국의 카카오나 네이버의 독과점적인 영향력이라는 것은 미국의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하다. 유럽이나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플랫폼 규제강화의 배경에는 미국이 자국의 빅테크 플랫폼을 앞세워 전 세계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의 중요한 미래 비즈니스 기회는 오프라인 백화점이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에서 창출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플랫폼에 대한 규제강화가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를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욱 활성화하고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봉교(인문대학 중어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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