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동인관 107층에 위치한 미화 노동자 공용 대기실 내부 모습이다
△본교 동인관 107층에 위치한 미화 노동자 공용 대기실 내부 모습이다

  지난 6월, 연세대학교 일부 학생이 교내에서 시위 중인 청소·경비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형사 고소 및 민사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학가 내에서는 큰 반향이 일었다. 해당 행위를 두고 비판과 규탄의 눈초리가 이어졌으며, 학내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 개선을 향한 움직임도 점화됐다. 실제로 본교가 포함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이하 노조) 서울공공지역서비스지부 산하 13개 대학 사업장은 임금 인상과 노동환경 개선을 주장하며 수개월째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합의에 이른 대학은 △고려대 △동덕여대 △이화여대(경비직) △홍익대뿐이며, 연세대는 구두 합의를 이뤘다. 이에 본지는 동덕여대 홍현숙 노조 분회장과 미화 노동자 김숙형 씨를 만나 본교 미화 노동자의 현 상황을 알아봤다.

  먼저, 2022년 본교 미화 노동자의 시급은 9,790원이다. 이는 지난해(9,390원)에 비해 400원 인상된 금액으로, 해당 금액은 올해 1월부터 소급 적용된다. 홍 분회장과 김 씨는 “원 조정안에서는 미화직과 경비직 모두 440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이후 미화 노동자 측이 양보하면서 미화직은 400원, 경비직은 440원 인상으로 타협했다”고 밝혔다. 타대학과 비교했을 때 다소 원만한 합의를 이룬 편이나, 아직 이들의 임금은 최저 임금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미화 노동자의 업무 실태는 어떠할까. 현재 본교에서 근무 중인 미화 노동자는 모두 41명(△남성 7명 △여성 34명)으로, 학기 중에는 7시부터 16시까지, 방학 중에는 8시부터 15시까지 각자 건물별 담당 구역을 청소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동인관 107호를 사무실 겸 공용 대기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각 건물에도 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홍 분회장과 김 씨는 “음악관 대기실과 학생관 대기실의 교체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음악관 대기실의 경우 누수로 인한 불편함이 상당하다. 이전부터 벽을 타고 흐르는 물을 잡을 수 없어 보수 공사를 진행했음에도 별다른 효과가 없는 상태다. 학생관 대기실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무척 협소해 학생관을 담당하는 미화 노동자들이 채 두 다리를 펴기 어려울 정도다. 그렇다 보니 이들은 대기실과 관련해서 “이 두 곳만큼은 장소 이전이 꼭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동덕여대 노조가 창설된 2009년부터 13년간 본교 미화 노동자들은 불합리한 대우에 강력히 맞서며 지금의 체계를 구축해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함께 했던 노조 창립 일원인 홍 분회장은 강력했던 노조의 힘이 앞으로 점차 약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내비쳤다. 동시에 “우리가 힘들어서 요구하는 사항을 학교 측에서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함께 합의점을 찾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청결하고 깔끔한 학내의 외·내관. 그 이면에는 수많은 미화 노동자들의 땀방울이 숨어있다. 인터뷰 내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참 착해요”라며 칭찬을 일삼던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우리 동덕인이 따듯한 관심과 격려로 학내 노동자들에게 힘이 돼주길 바란다. 

최유진 기자 cyj44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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