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at(투아트) 대표 조수원

 

 

  헬렌 켈러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 앤 설리번을 아는가. 설리번은 앞이 보이지 않는 헬렌 켈러에겐 선생님이자 어둠 속 한 줄기 빛이었다. 투아트는 AI 기반 시각 보조 음성안내 앱 ‘설리번 플러스’를 통해 설리번처럼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기술을 통해 배리어 프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기업 ‘Tuat(투아트)’의 대표 조수원 씨를 만나 그가 건네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Tuat(이하 투아트) 대표 조수원입니다.

설리번 플러스는 어떤 앱인가요
  설리번 플러스는 투아트가 2018년 내놓은 AI 기반 시각 보조 음성안내 서비스입니다. 쉽게 말해 시각장애인 또는 저시력자의 눈이 되어 카메라로 촬영한 사물을 음성으로 알려주는 것이죠. 혹시 시각장애인이 편의점에서 점자로 음료를 선택하는 영상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제품명이 아니라 ‘탄산음료’, ‘주스’ 정도로만 표기돼있어 시각장애인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건 이제 막 알려진 정도인데요. 설리번 플러스를 통해 이런 불편을 없앨 수 있습니다. 이 앱은 시각장애인이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죠.

설리번 플러스 앱을 출시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직원들의 친구이자 동문인 분이 뇌종양 수술 후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게 되셨어요. 실명 소식을 듣고, Seeing AI1)가 떠올랐습니다. iOS 전용이었던 이 앱을 안드로이드용으로 개발해 더 많은 시각장애인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바랐죠. 이 작은 생각을 계기로 설리번 플러스가 시작됐습니다.

설리번 플러스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해를 거듭하며 설리번 플러스가 시각장애인들의 필수 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사용자가 늘어가고 있는데요. 설리번 플러스는 국내 유일한 AI 기반 시각 보조 음성안내 서비스로, 앱을 켜고 스마트폰 카메라를 비추거나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을 삽입하면, 음성을 통해 이미지를 묘사해 줍니다. “34살 남자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라고 알려주는 식으로요. 문자를 읽어주고 색상도 알려줍니다. 비장애인들이 보기엔 간단한 묘사지만, 시각장애인으로선 소중한 정보죠. 사용자들에게 세상을 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해 그들의 삶의 편의성을 높여준다는 점이 설리번 플러스가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앱을 개발하시면서 힘들거나 아쉬움이 남았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앱의 초기 버전은 접근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앱을 실행시켰을 때 메뉴를 설명하는 음성안내도 없었고, 몸짓만으로 간편하게 메뉴를 변경하는 기능도 없었습니다. 비장애인의 시각에서 앱을 개발했던 것이죠. 시각장애인 분들에게 조언받던 중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피드백을 들었는데, 그때 아차 싶었습니다. 이후 앱 접근성을 제대로 공부하고,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계속해서 개선했습니다. 1년간 UX2)를 3번이나 변경했을 정도였죠.

설리번 플러스는 현재 SKT의 음성 AI인 NUGU(누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SKT와 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SKT와는 2021년 디지털 포용 공로자 포상 시상식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SKT는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 양성, 중증 장애인 교통수단 증진 등의 성과를 내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투아트는 설리번 플러스로 국무총리상을 받은 자리였죠. 이때, 놀랍게도 SKT에서 먼저 우리를 찾았습니다. SKT 담당자분이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어진 미팅에서 SKT는 설리번 플러스에 NUGU(누구) 적용을 제안했습니다. 때마침 음성 AI 도입을 준비하던 투아트 입장에서는 힘이 되는 제안이었죠. 음성 AI를 적용한 후, 긍정적 반응이 늘어났어요. 특히 사용자들은 양손이 자유롭지 못할 때 “아리아” 한마디로 도움받을 수 있다는 점을 좋아했습니다.
  협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SKT 비전 AI를 적용해서 얼굴인식 성능도 개선했어요. 이후 ‘설리번 플러스 x NUGU’는 세계적 권위의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GSMA Global Mobile Awards, 이하 GLOMO)’에서 ‘접근성·포용성을 위한 최고의 모바일 사용 사례(Best Use of Mobile for Accessibility & Inclusion)’ 부문으로 수상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상은 그간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 것으로 생각해요.

투아트가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시도를 알고 싶습니다
  투아트는 현재 설리번 플러스 앱을 플랫폼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하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급자와 수요자가 서로 상생하는 하나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죠.
  사실 AI가 굉장히 유용하고 도움이 되긴 하지만, 사람이 설명해 주는 것처럼 자세하고 다양한 표현은 어려워요. 그래서 선한 의지를 가진 비장애인들이 설리번 플러스에 참여해 시각장애인들의 시각을 보조해 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요청하는 이미지에 대해 여러 명의 비장애인이 상세한 설명을 덧붙인다면 시각장애인들의 삶은 훨씬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어울리는 플랫폼을 통해 앞으로는 비장애인 역시도 장애인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투아트가 추구하는 설리번 플러스 세상입니다.

마지막으로,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동덕여대 학생 중 CEO의 길을 꿈꾸고 있는 분들도 존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CEO가 되기까지, 또 CEO가 되고 나서도 험난한 길의 연속일 수 있어요. 그렇지만 순간순간이 모여서 여러분의 미래를 만듭니다. 사소한 일상에서도 진심을 쏟는다면, 여러분의 꿈은 사라지지 않고 기회가 올 것입니다. 이 세상을 온 마음을 다해 살아가는 여성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1) Seeing AI: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기반 시각 보조 음성안내 앱
2) UX: User Experience(사용자의 경험)를 표현한 약자로, 기존의 사용자들이 어떠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설계

김수인 기자 cup09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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