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학생회장 박수빈(국어국문 20)과 부총학생회장 이예리(식품영양 20)
△ 총학생회장 박수빈(국어국문 20)과 부총학생회장 이예리(식품영양 20)

지난 1월 2일, 제55대 총학생회로 출범한 루트. 이들의 임기는 어느덧 약 두 달 남짓 남았다. 10개월간의 활동을 되돌아보며 그리고 앞으로의 동덕을 바라보며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 제55대 총학생회 ‘루트’(이하 루트)의 활동을 A+부터 F까지의 점수로 스스로 평가해보신다면요. 지난 1년간 학생의 대표자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생각하시나요
  : 저는 솔직히 A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 (웃음) 저도 A+ 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A는 된다고 생각해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물론 저희도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내·외부적으로 여러 사안을 고려했을 때 그래도 잘 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 학생 대표자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지점이 있어요. 사실 47학생총회를 진행하며 많은 학우분이 분노하며 열띤 요구를 해주셨지만, 학교 측에서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었잖아요. ‘진짜 철면피다’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그래도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총장직선제 노숙 농성 때는 마지막 날에 대학평의원회를 열어줬고요, 1013 공동행동 이후로는 먼저 연락이 와서 교학 소통 ARETE를 개최하겠다고 했어요. 이러한 학교 측의 변화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학생 대표자로서 뿌듯한 마음입니다.

루트의 공약은 7개의 권리(△학교의 일을 결정할 권리 △공동체에 소속될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권리 △문화를 누릴 권리 △직업을 통해 자아를 실현할 권리)로 나뉘었습니다. 이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분야가 있다면요
  : 공약을 구상했을 당시에는 물론 당연히 다 중요하다고 여겼어요. 그런데 막상 대표자가 되니까 공약 이행 이외에도 학교와의 돌발적인 마찰로 인해 투쟁해야 하는 일이 많았어요. 생각과는 많이 달랐던 거죠. 그래서 지금도 딱 하나를 꼽아서 ‘이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단정 짓지는 못하겠어요. 다만 지금까지 루트가 해왔던 활동들을 살펴보면 ‘학교 일을 결정할 권리’에 조금 더 치중돼 있지 않았나 싶기는 해요.
  : 덧붙여서 아무래도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교육을 받을 권리’도 좀 더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합니다.
  : ‘학교 일을 결정할 권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가장 핵심적인 활동은 총장직선제였어요.
  : 맞아요. 총장직선제가 이뤄진다면 나머지 사안들도 다 이행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일 힘을 많이 줬던 공약이었죠. 
  박: 비록 올해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대학교의 사례를 살펴봤을 때도 총장 임기인 4년을 기준으로 긴 시간을 두고 투쟁했더라고요. 일단 시작은 해뒀으니 다음 총장 선거까지 꼭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다음 학생 대표자분들께도 전하고 싶어요. 임기 내에 이뤄지지 않더라도 길게 보는 거니까, 동덕의 민주화는 반드시 올 거니까 꼭 뜻을 이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이: 저도 말로만 하기보다는 일단 행동으로 시도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보태고 싶어요. 올해만 해도 시도해서 학교 측의 대처가 바뀐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죠.

∆비민주적 등록금 심의 과정 및 입학금 학칙 개정 반대시위 ∆학사구조개편안 반대행동 ∆총장직선제 노숙 농성 ∆1013 공동행동 등 각종 사안을 바꾸기 위해 여러 차례 행동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직접 나서는 활동까지 이어간 이유가 있을까요
  : 직접 나서지 않으면 바뀌지 않으니까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요. 학교도 학생들이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이것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학우들과 함께 행동하는 것이잖아요. 애초에 저희는 ‘우리의 요구’를 이루기 위해 학생들을 동반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학우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움직인 거라고 생각해요. 생각해보면 무슨 일을 하든 학우들과 함께 행동하는 게 맞는 거죠.

특히 기억에 남는 공동행동이 있다면요
  이: 저는 가장 첫 번째로 행동했던 ‘비민주적 등록금 심의 과정 및 입학금 학칙 개정 반대 시위’를 꼽고 싶어요. 왜냐하면 일단 ‘처음’의 의미가 커요. 나중에는 저희도 익숙해져서 (공동행동을) 능숙하게 이끌어갔다면, 이때는 정말 손을 덜덜 떨 정도로 긴장했거든요. (웃음) 그때 학우들의 목소리가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원래 학우들은 본관 앞에서만 시위하기로 했었어요. 그런데 저희와 상의하지 않고 바로 회의실 문 앞까지 와서 소리를 보태주셨죠. 이때 딱 느꼈던 것 같아요. ‘학생들이 이렇게 우리를 지지하고 있구나’, ‘정말 열심히 해야지’ 하고요.

아쉬움이 남았던 공동행동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박: (곧바로) 없어요. 목표 인원을 달성했는지와 관계없이 참여하신 학우분들이 효능감을 느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공동행동 전에 참여 의사를 묻는 구글폼을 공유해 드리잖아요. 사실 거의 참여해주신 분들이 지속적으로 또 오시거든요. 그런 걸 보면 내가 학생의 대표자로서 ‘이 한 명의 학우가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뿌듯했어요.

2023 정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후 학생 대표자로 일하게 될 제56대 총학생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박: 선거철이 되면서 ‘진짜 한 번만 더 하면 정말 잘 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웃음)
  이: 맞아요. (웃음) 이후 학생 대표자로 일하게 되실 분들에게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학생회가 필요하다고 해서 하는 일 말고 학생들이 정말 원하는 걸 하시길 바라요. 그러한 학생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일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박: 네. 저도 같은 맥락이에요. 학우들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학생회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안 그러면 나 자신도 중심을 잃게 되거든요. 그리고 활동하며 궁금하거나 어려운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저희도 정말 힘들 때 선배님들이나 타 대학교 학생 대표자분들께 큰 도움을 받았거든요.

마지막으로 총학생회로 활동한 소감 등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해주세요
  이: ‘총학생회를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늘 고민 끝에는 ‘그럴 리 없다’라는 답이 내려지더라고요. 꼭 부총학생회장이라는 직책이 아니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총학생회를 했을 것 같아요. 지금은 ‘하기를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학교를 왜 민주동덕이라고 부르는지, 학생들을 보며 크게 깨달았던 한 해였습니다. 내년 제56대 총학생회를 보고도 참 가슴이 많이 뛸 것 같아요. 모두 파이팅하시길 바랍니다.
  박: 총학생회장으로 보낸 1년이 제 인생에서 가장 절정이었던 것 같아요. 조금 섣부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지금 감정으로서는 그래요. 학내 사안이나 대학가 사안, 또 정치적인 문제들까지 이렇게 관심 있게 봐온 적이 없었거든요. 정말 제 세상을 트이게 해준 것 같아서 고마운 마음이에요. 
  박, 이: 마지막으로 응원해주신 학생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요. 앞으로 남은 임기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루트 잊지 말아주세요! (웃음)

 

전감비 기자 rkaql05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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