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투르크 연구소

△유라시아 투르크 연구소장 오은경 교수
△유라시아 투르크 연구소장 오은경 교수

  본교 홈페이지 ‘언론 보도’ 게시판에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그리 가깝지만은 않은 국가명이 상당수 눈에 띈다. 이는 모두 동덕여자대학교 부설 유라시아 투르크 연구소와 관련된 기사로, 인터넷 검색창에 ‘동덕여자대학교’를 검색해도 해당 주제의 기사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유라시아 투르크 연구소(이하 연구소), 이곳에서는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까.

 

투르크학, 왜 중요한가
  본지가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연구소를 알고 있다’고 답한 학생은 22명의 응답자 중 19명(86.4%)이었다. 그러나 연구소에서 주관한 강연 및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학생은 31.6%(6명)로 절반 이하였으며, 참여한 경험이 없는 13명의 학생 중 8명(61.5%)은 그 이유에 대해 ‘낯선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투르크학을 접할 기회가 부족했던 탓이다. 우리나라에서 관련 학문을 가르치는 대학은 총 3곳(△부산외대 러시아학과/터키·중앙아시아어과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한국외대 터키·아제르바이잔어과)뿐이며, 이 역시 투르크에 대한 통합적 시각이 아닌 특정 국가에 관한 연구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오 교수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며 투르크학 분야 발전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투르크 국가들은 최근 방대한 에너지 및 농업 자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정치·경제 성장을 이룩했다”며, “그들이 가진 인문학적 유산은 이미 인정받은 지 오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무형자산과 우리나라의 기술을 결합한다면 국가 발전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걸맞게 2016년 2월 설립된 연구소는 투르크 벨트 국가1)의 경제, 문학, 문화, 사회, 언어, 역사, 예술, 정치 등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연구소는 중앙아시아 투르크 국가와의 외교 수립 3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제3회 한-아제르바이잔 인문 포럼을 개최했다. 또한 정태인 전 투르크메니스탄 대사를 초빙해 지난달 31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열람할 수 있는 온라인 특강을 열었다. 돌아오는 8일에는 법무법인 ‘경연’ 김영옥 변호사의 줌(ZOOM) 강연도 예정돼있다.


순간의 호기심이 평생의 직업으로
  국경을 초월한 연구소의 활동은 재학생들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소 전임연구원 장주영(국어국문 13 졸) 씨는 친구를 따라 우연히 강남 이스탄불 문화원에서 튀르키예어를 배웠고, 본교 국어국문학과 홍순애 교수의 소개로 연구소를 접했다. 홀로 떠난 튀르키예 여행을 계기로 투르크 진출의 꿈을 키운 그는 졸업 후 튀르키예 앙카라 하제테페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나 혼자 간다 여행 터키어』, 『언어평등 터키어 첫걸음』을 출판하며 투르크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본교 국사학과에 재학하며 연구소 조교로 근무하던 A 씨는 연구소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투르크 연구의 필요성을 느껴 한국인 최초로 아제르바이잔 유학에 도전했다. 오 교수는 “사실상 투르크학이라는 학문으로 활약할 수 있는 분야가 굉장히 많다”며 “투르크 연구에는 경영·경제학은 물론 공연예술, 식품영양, 화장품학까지 모든 분야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연구소에서는 여러 학과의 학생들에게 색다른 기회를 선사하고자 유라시아 투르크 전문가 과정을 학과별로 다르게 설정해 마이크로디그리 공모전에 참여할 예정이다.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투르크 국가가 이슬람 문화권이라는 이유만으로 편협한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일부 존재한다. 이러한 시선에 대해 오 교수는 “투르크 국가들은 오히려 세속주의적이고 치안이 좋아 여성들의 사회 활동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견을 버리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여성들이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어갈 수 있는 용기를 갖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1) 투르크 벨트 국가: 러시아에서 중국, 중앙아시아를 지나 동서양이 만나는 튀르키예까지 형성되는 하나의 벨트를 이르는 것으로, 튀르키예를 비롯해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의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러시아 연방 내 알타이 공화국, 투바 공화국, 하카스 공화국, 사하 공화국, 바시키르 공화국, 타타르스탄 공화국 그리고 중국의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포괄함


최보영 기자 choiboyoung01@naver.com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