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불매운동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한 블로그 글을 읽었다. 필자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전부 불매운동에 동참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을 보니 호기심이 들어 글과 댓글을 전부 읽어봤다. 요약하면 불매운동은 현실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었다. 여전히 책임자인 오너 일가는 잘살고 있으며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에게만 생계 위기가 닥쳤을 뿐이고, 해마다 산재 사고는 800여 건이 일어나고 있는데 SPC만 불매운동을 하는 것은 선택적 불매운동이라고 주장했다.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었다. 우선 SPC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에서 산재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맞다. 그리고 그 기업들을 일일이 다 검열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불매운동으로 인해 매출이 잠시 줄어든다고 해서 기업이 당장 망하는 것도 아니고, 노동자들만 곤란해지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불매운동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첫 번째로 다른 기업가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고는 2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기계에 안전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발생했다. 단순히 SPC만 이런 원칙을 지키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SPC 불매운동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다른 기업들이 안전에 대해 각성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SPC83%로 독점했다고 볼 수 있는 한국 제빵업계에 다른 브랜드들도 진출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업계를 한 기업이 독점하면 문제가 생겼을 때 소비자들은 큰 불편을 겪는다. 이번 불매운동으로 다른 기업들이 성장해서 한 기업의 독점을 막는다면 비슷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을 염려해 이번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점주들은 브랜드 가치 때문에 프랜차이즈를 택했다. 그 가치를 추락시킨 기업이 매출 하락을 책임져야 한다. 점주들이 기업에 보상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매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무책임하다.

  법은 누군가의 희생을 발판으로 제정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부디 이번 사건을 마지막으로 안전한 노동 현장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김도연 학생 논설위원 (영어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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