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인이 사랑한 '교양대학 박혜연 교수님'

학생들이 준비된 상태로 사회에 나갈 수 있게 돕고 싶다는 박혜연 교수님
학생들이 준비된 상태로 사회에 나갈 수 있게 돕고 싶다는 박혜연 교수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교양대학에서 전임 교수로 일하고 있는 박혜연이라고 합니다. ‘여성심리학’과 ‘사회심리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교수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임용 직전까지는 병원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공동 정신건강 사업을 진행했어요. 스트레스가 많으면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기잖아요. 문제가 생기기 전에 돌봐주는 역할을 심리 상담이 수행할 수 있거든요. 호전되는 모습을 보면 그분들께 직접적으로 도움을 줬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껴요. 지금은 심리 상담으로 사람을 돕지는 않지만 대신 제가 전달한 심리학 정보를 학생들이 빠르게 습득하는 걸 보면 뿌듯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학생들이 고민 상담 쪽지를 보낼 때도 있어요. ‘제가 지금 이런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와 같이요. 쪽지로 답하는 데에 한계가 있지만 이전 경험을 살려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는 답을 해주려 합니다.

 

교수로 부임하신 후 세웠던 교육관은 무엇이었나요
  학생들의 심리학 리터러시를 높여주고 싶었어요. 심리학을 전공하진 않더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은 많잖아요. 저랑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은 비전공자 중에서도 그 이상의 관심, ‘고급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심리학 서적이나 신문 기사를 보더라도 과학적으로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길 바라는 의미에서요.

 

여성심리학 강의에서 매 학기 산부인과 전문의 특강을 진행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무엇을 얻길 바라셨나요
  학생들은 보통 피임, 성관계처럼 현실적인 내용을 궁금해해요. 이러한 정보를 누구보다 잘 전달해줄 수 있는 사람은 산부인과 전문의잖아요. 또한 여차하면 산부인과에 방문할 일이 생기는데, 산부인과 문턱이 아직은 높다 보니 두려움을 가진 학생들도 있어요. 그래서 산부인과를 친숙하게 여길 수 있도록 고안한 나름의 방법이었습니다. 특강에서는 미혼 여성이 보통 무슨 문제로 산부인과를 찾고, 어떤 절차로 진료받게 되는지부터 이야기해요. 저는 앞으로도 여성심리학 강의에서 1차시는 성교육에 할애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소개해주세요
  이번 학기는 매시간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수업하잖아요. 마스크 때문에 눈만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얼마나 잘 흡수하고 있는지 보여요. 실제로 삶에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을 설명할 때 학생들 눈이 반짝이거든요. 이처럼 무언의 소통을 나누는 순간순간들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교수로서 꼭 전해주고 싶은 가르침이 있다면요
  사실 저도 ‘꼰대’ 나이잖아요. (웃음) 가르치는 직업이다 보니 학생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내용이 있긴 해요. 핵심적인 것만 추리자면, ‘공부하세요’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교육의 효과는 삶에서 나타납니다. 공동체로 살아가려면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게 정말 중요한데, 이를 증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교육이에요. 자기 나이에 필요하고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삶이 달라지죠. 너무 선생님 같은 말이지만 그래도, 공부를 쉬지 않으시라는 거. 그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대학 생활을 충분히 적극적으로 보내세요. 여대 중에서도 사회가 정한 나름의 순위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시선에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동덕여대 학생들끼리 할 수 있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고, 그게 바로 경쟁력이 될 거예요. 여자들은 보통 압박을 많이 느끼면서 자랐기 때문에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경우가 많은데, 절대 그러면 안 돼요. 많은 사람을 만나며 사회적 관계를 넓혀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있다면 독서 모임을 해도 좋고요. 좋은 책을 같이 읽는 친구는 정말 소중한 친구거든요. 남자가 없다는 장점을 충분히 누리고 준비된 상태로 사회에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 준비를 제가 잘 도와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동덕여대 학생들에게 응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을 보다 보면 어딘가 짠한 느낌이 있어요. 애써서 대학에 왔는데 제대로 학교생활도 못 해보고 팬데믹 상황에 놓였잖아요. 그러다 보니 목표 지점을 어디로 두고 움직여야 할지 막막했을 것 같아요. ‘뭘 위해 노력하지?’ 싶어도 불안해서 노력을 쉴 수는 없고요. 그 시기를 지나고 있을 여러분께 응원보다는 위로를 하고 싶습니다.
  사실 대단히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같이 울어주는 것만이 위로는 아니에요. 교육을 통해 위로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조금 차가운 위로일 수 있지만, ‘사람이 이러한 존재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알려주는 것도 일종의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저는 수업을 통해 여러분을 위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보영 기자 choiboyoung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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