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동덕여대 학보사 장서율 기자입니다.’ 2020년 9월, 동덕여대 학보사에 들어오면서부터 생긴 언어 습관입니다. 수습기자 때는 내가 가진 직함이, 그리고 멋진 단체에 소속돼 있다는 사실이 기뻐서, 정기자 때는 기사와 관련한 여러 인터뷰를 진행하느라, 데스크단이 돼선 이 말이 입에 붙어서. 정말 다양한 이유로 지난 3년간 이 말이 입을 떠나지 않았네요.


  이외에도 학보사를 하면서 많은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기사의 형식에 맞는지, 괜찮은 표현인지 수도 없이 고민하고 썼다 지웠다 했는데요. 가령 되었다를 됐다로 고친다던가, 단어의 의미가 문장과 어울리는지 다시 찾아본다거나, 앞선 문장에서 반복되는 표현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과 같은 부분들을 확인했습니다. 비단 글 쓸 때만 습관이 생긴 것은 아닙니다. 길을 가다가 어떤 현상을 보면 곧바로 메모장을 켜 기사 아이템 후보로 적어둔다든지, 기성 언론 신문을 보다 괜찮은 레이가 있다면 오려서 스크랩 북에 붙여둔다든지, 타 신문사 기사 중 시선을 끄는 제목이나 서두를 발견하면 기록해두는 등 학보사 기자가 된 후 정말 많은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렇듯 학보사 기자가 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저는, 정말 학보사 기자 그 자체로 살았던 거 같습니다. 과장 조금 보태서 1년 중 360일을 학보사 기자로 살았네요. 그래서인지 ‘기자’라는 직함을 내려놓는다는 사실이 아직 실감 나지 않습니다. 이번 겨울 방학에 개편 회의를 해야 할 것 같고, 필사할 기사를 찾아야 할 것만 같아요.


  “힘이 있는 언론을 만들고 싶습니다.” 수습기자 면접 당시 자신 있게 외쳤던 말입니다. 힘이 있는 언론이 무엇이냐고 묻는 면접관의 질문에 “독자들이 꼭 알아야 할 사실을 전달하고, 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임기 내내 이를 실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학보의 모든 구성원이 같은 마음으로 애썼습니다. 앞으로도 학보가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이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힘을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이 학보의 힘을 키우는 양분이 됩니다.


  아- 수습기자 때 선배님들의 퇴임사를 보며 그곳에 내 이름이 적혀 있다는 뿌듯함과 이별의 아쉬움의 감정이 교차하던 그 부분을 제가 쓸 차례네요. 먼저, 제 활동을 응원해주고 여러 부분에서 배려해 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또, 신문 제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 주신 교수님들과 조교님들도. 열정과 패기만 넘치던 제게 열정과 패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려준 채원, 주언, 가희, 도헌, 희주 선배님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수습기자가 된 제가 기사를 쓰고, 정기자를 거쳐 데스크단을 무사히 마치고 지금 이렇게 퇴임사를 쓰고 있는 것은 선배님들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그리고 정기자 시절부터 데스크단이 된 지금까지 학보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고, 채워간 수인, 한비, 영은, 보영 기자에게도 고마웠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학보를 더 다채롭게 꾸밀 수 있었어요. 우리가 발행한 신문을 계기로 학보사 기자가 된 다연, 효주, 나영, 지은 기자. 학보사 기자로서의 첫걸음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학보사에서 많은 것을 배워가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60기 동기 주은, 수빈, 감비, 유진 언니. 그대들이 없었다면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던 수습기자 시절을, 책임감이 더 커진 정기자 시절을, 많은 도전을 했던 데스크단을 견디지 못했을 거예요. 학보사 기자로서의 모든 순간에 함께해준 4명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특히 데스크단이 된 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었는데요. 제 선택을 믿고 지지해주던 당신들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어요. 또, 함께 학보를 만들며 여러 부분에서 배우기도 했습니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많은 것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사실 아직 실감이 나진 않습니다. 이젠 삶의 일부가 돼버린 학보사를, 학보사 기자라는 직함을 내려놓을 때가 됐다는 것이요. 그래서 학보사가 없는 삶이 두렵기도 합니다. 학보사에 적응하기 위해 냈던 시간만큼이면 익숙해질까요. 아마 그 배의 시간이 걸릴 거 같습니다.


  이제 다시 못 할 단어를 마지막으로 써보려 합니다. ‘지금까지, 동덕여대 학보사 장서율 기자였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장서율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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