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78.4%, 본교 배리어프리 부족해
학생지원팀, 장애인 접근 힘든 부분 인력으로 해결

△춘강학술정보관 2층 자료실 내부, 책장 사이의 간격이 좁은 모습이다.
△춘강학술정보관 2층 자료실 내부, 책장 사이의 간격이 좁은 모습이다.

 

 

  심박수 157 BPM. 일명 ‘숭인산’으로 불리는 숭인관 앞까지 목발을 짚고 언덕을 오르는 동안 애플워치 상에 기록된 기자의 심박수다. 목발이나 휠체어를 이용한 본교 건물까지의 여정은 그야말로 극악의 난이도다. 강의실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고 일찍 등굣길에 오르거나 지각을 면하기 위해 전력 질주하는 학생들 사이, 이동이 힘든 장애 학생들은 살아남기 쉽지 않다.

 

재학생이 말하는 본교 시설의 문제점
  에브리타임에는 본교 시설과 관련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글이 종종 올라온다. 한시적으로 다리를 다쳐도 등·하굣길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본교 캠퍼스는 지체 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 높은 장벽과 다름없다. 이때 그들의 고충을 덜어줄 움직임이 있는데, 바로 배리어프리(Barrier-Free)다. 이는 장애인을 포함해 신체적으로 거동이 어려운 모든 이들의 장벽을 없애기 위한 운동 및 시책으로 이미 많은 국내 대학에서 시행 중이다. 그렇다면, 본교는 과연 배리어프리와 가까울까.

  이에 본지는 배리어프리 시설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고자 지난달 9일부터 19일까지 재학생 3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우리 학교에 배리어프리가 잘 실현되고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86.5%(32명)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78.4%(29명)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설 부족’이라고 답했으며, 보완했으면 하는 교내 시설은 △교내 도로 및 언덕=37.3%(25명) △건물 내부=17.9%(12명) △엘리베이터=16.4%(11명)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학우 A 씨는 “학교 대부분이 평지가 아닌 언덕과 계단으로 이뤄져 있음에도 평지인 타교에 비해 배려하는 시설이 적다”고 말했다. 또한 학우 B 씨는 “애초에 언덕이 있는 부지에 학교가 위치해 환경 자체를 바꾸기엔 제약이 있다”며 다양한 방면으로 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배려 시설 부족, 그래도 노력 중
  이와 관련해 학생지원팀 심기중 직원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그 역시 “배리어프리가 잘 실현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본교에는 평지가 적고 언덕이 많아 장애인의 건물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언덕 이외에도 ‘이동권’을 방해하는 부분들이 존재했다. 우선 본관, 숭인관, 인문관 등의 건물 입구에는 경사로가 없다. 이는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학생은 해당 건물 출입 시 반드시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춘강학술정보관 자료실 내부의 책장 간격이 좁아 휠체어가 진입할 수 없기 때문에 장애 학생은 직원에게 부탁해 자료를 전달받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심 직원은 “춘강학술정보관에서는 도서대여 택배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며, “시설적으로 장애인의 접근이 어려운 부분은 인력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적 지원과 더불어 학생지원팀과 춘강학술정보관 등에서는 장애 유형별 학습보조기기를 구비하고 있다. 그러나 보유기자재 수량을 살펴보면 △높이조절책상=1대 △시각장애용 확대독서기=1대 △휠체어=1대 등으로 매우 적다. 이에 심 직원은 “본교는 장애 학생 수가 적은 편”이라며 “본교처럼 장애 학생 수가 적은 덕성여대, 성신여대, 서울여대와 협약해 필요시 학습보조기기를 상호 대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려’ 있는 학교가 되려면
  현재 본교에 장애 관련 사항으로 지원받고 있는 학생은 단 1명뿐이다. 심 직원은 저조한 장애 등록 현황에 “장애에 대한 주변 인식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며 입을 열었다. 본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장애인식개선교육 및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밀알복지재단과 함께하는 배리어프리 참여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했으며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예정돼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학교는 완전한 배리어프리까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꾸준히 고쳐나간다면 언젠가 도달할 날이 올 것”이라며,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배리어프리에 관심을 갖고 장애인식교육 등에 적극적으로 임해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효주 기자 hyoju02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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