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미개설, 배움의 제약
국가고시 응시 및 자격증 취득에도 문제

  본교 전임교원 부족 현상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본지가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를 통해 지난 3년간의 △인문사회계열 △자연과학계열 △예체능계열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를 비교·분석한 결과다.


  전임교원은 학교에 교원으로 소속돼 교수 활동과 연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을 일컫는 단어로, △교수 △부교수 △조교수가 포함된다. ‘대학설립운영규정’ 제6조 1항에 따르면, 계열별 교원 1인당 학생 수의 법정 정원은 △인문사회=25명 △자연과학=20명 △예체능=20명이다. 그러나, 본교의 지난해 계열별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인문사회=25.11명 △자연과학=30.24명 △예체능=36.77명(학생정원 기준)으로 모든 계열에서 법정 정원을 초과했다.

 

고질병으로 남은 전임교원 부족
  이와 같은 문제는 지난 몇 년간 지속됐다. 지난해 3월 등록금심의위원회 TF팀은 본교 전임교원 부족 문제와 관련한 회의를 진행했고,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전임교원 수가 부족한 것을 인정한다”며 차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본지 보도 2022년 3월 2일 제528호 1면) 그러나, 지난해 전임교원 수는 2021년보다 7명 적은 231명으로 집계됐으며, 전체 교원 수 역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본교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72.59%로, 규모가 비슷한 서울권 대학 5곳의 평균이 82.18%임을 고려하면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다. (△광운대학교=78.1% △상명대학교=85.8% △서경대학교=93.0% △서울여자대학교=71.4% △한성대학교=82.6%) 이처럼 전임교원 확보율이 낮은 상황에서 학과별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평균치를 넘을 수밖에 없다. 서울권 주요 대학 26곳의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 평균이 25.1명임을 감안했을 때, 본교의 경우 총 24개의 학과가 이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본교에서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가 가장 많은 학과는 △커뮤니케이션콘텐츠전공(86명)으로, △문화예술경영전공(69명) △데이터사이언스전공(50명) △경제학과(48.8명) △경영학과(45.4명)가 그 뒤를 이었다.

 

“우리는 수업을 듣고 싶습니다”
  본지는 학과별로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학생들의 불편 사항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지난달 13일부터 재학생 3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결과, 국가고시 응시 및 자격증 취득 관련 과목이 개설돼있는 학과 소속 학생들의 불만이 가장 컸다. 식품영양학과에 재학 중인 A 씨는 해당 학과에 대해 “국가고시 자격요건에 해당하는 전공과목이 열리지 않고, 일부 수업은 정규학기가 아닌 계절학기에 개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건관리학과 소속 B 씨는 교수진 부족으로 인한 국가고시 과목 미개설과 관련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문의한 결과, “타 대학에서는 교수가 없다는 이유로 과목 배정이 되지 않는 경우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복수전공생이 많은 학과의 불만도 끊이지 않았다. 컴퓨터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는 성현조(프랑스어 17) 씨는 “전공필수 과목조차 분반이 부족해 매 학기 전쟁 같은 수강신청을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복수전공을 포기할 뻔했다고 토로했다. 또, 문화예술경영전공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C 씨는 교원 부족으로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에 대해 “학생의 권리 중 가장 기본적인 수업에 대한 권리 침해”라며 빠른 해결을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문화예술경영전공 전공주임 최희진 교수는 “신설과의 특성상 학생들의 관심이 높고 복수전공생이 많아 전임교원에 대한 요구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 때문에 지난해 11월경, 학교 측에 마케팅 전공 전임교원을 요청해 채용이 진행됐으나, 해당 교원의 사정으로 현재는 비전임교원 3명이 채용된 상황임을 설명했다. 덧붙여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정년 전임교원 채용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교원 부족 문제는 신설과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본교는 2021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문화지식융합대학(△글로벌MICE전공 △문화예술경영전공 △커뮤니케이션콘텐츠전공 △HCI사이언스전공)을 신설했으며, 지난해에는 데이터사이언스전공과 유러피언스터디즈학과를 추가했다. (본지 보도 2021년 11월 8일 제526호 3면) 그러나, 기존 학과를 개편한 학과(△글로벌MICE전공 △유러피언스터디즈학과)를 제외한 신설과의 전임교원 수는 △문화예술경영전공=1명 △커뮤니케이션콘텐츠전공=2명 △HCI사이언스전공=2명 △데이터사이언스전공=1명으로, 타 학과들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적다.


  따라서 신설과 소속 전임교원은 학과 발전을 위해 적정 인원보다 많은 학생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데이터사이언스전공에 재학 중인 손보민(22) 씨는 “해당 전공의 유일한 전임교수인 김태완 교수님께서는 이번 학기에 홀로 18학점의 수업을 진행하신다”며 전임교원 부족 문제가 학우들은 물론 기존 전임교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본교를 넘어 대학 전체의 문제로
  전임교원 부족은 비단 본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2년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2년 10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 기준 전국 일반대·교육대 149곳의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은 65.9%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67.8%), 2020년(66.7%), 2021년(66.3%)에 이어 3년 연속 하락한 것이다. 반면 겸임·초빙교수와 같은 비전임교원의 강의 비율은 33.7%에서 34.1%로 증가했다. 이처럼 전임교원 부족 문제는 현재 국내 대학가 전반의 문제로 자리 잡았다. 교무처 관계자는 본교의 상황에 대해 “전임교원 임용은 학칙에 따라 진행되는 절차”라며,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올해 역시 신규 임용을 진행하는 등 절차에 맞게 교원 임용을 전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한비 기자 hanb02@naver.com 
최보영 기자 choiboyoung01@naver.com

저작권자 © 동덕여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