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미리보기 화면이다(=ⓒ유튜브 캡쳐)
△유튜브 채널 Mat World의 Music Of Memes (1500 - 2022) Ultimate Master Edition 영상 미리보기 화면이다(=ⓒ유튜브 캡쳐)

 

  “오빠, 오빠, 오빠 차 있어?”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쇼츠 속 음악이다. 영상 주인공의 무표정한 표정, 몸짓에 더해 통통 튀는 멜로디와 직설적인 가사는 이 영상의 티핑 포인트1)로 작용한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벌써 1,500만 회를 넘었으며 다수의 연예인이 따라 하고 대중들이 재생산하며 밈(Meme)으로 발전했다. 그렇다면 단순한 배경음악이 밈 음악으로 변모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밈 음악 탄생기
  밈은 영국의 생물학자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소개된 용어로, 현재는 ‘패러디되고 변조되며 퍼지는 문화 요소’로 그 의미가 전해지고 있다. 대중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것이 당연해진 현대 사회. 그 속에서 밈은 빼놓을 수 없는 문화가 됐다. 삽입곡은 영상 형태의 밈이 더욱더 널리 퍼지는 도화선 역할을 담당한다. 사람들이 밈에 더욱 공감하고 재밌어할 수 있도록 이미 발매된 노래의 일부를 넣어 흥미를 돋우는 것이다. 만약 음악의 소비 정도가 심할 경우, 단순히 영상에 깔린 배경음의 개념을 넘어 노래 자체가 밈이 된다. 이렇게 밈 음악(Meme songs)은 태동한다.

밈 음악의 조건은
  릴스, 쇼츠, 틱톡 등 짧은 형식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밈 음악의 수는 더욱 늘어났다. 특히 대중들은 해당 장면 또는 분위기와 음악의 결속력이 매우 높을 때 밈 음악으로 인정한다. “꾸쥬워마걸~♪” 대한민국 2030세대의 대부분은 이 가사만 봐도 멜로디가 귀에 맴돈다. 위 음악은 드라마 <지붕뚫고 하이킥>의 OST로 발매됐지만, 현재는 상황이 급작스럽게 마무리되는 장면에 웃음을 주기 위해 더 많이 사용된다. 마치 한 세트처럼 굳어진 노래와 특정 장면은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서로를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가사가 없는 경우, 밈 음악으로서의 활용도는 더 높아진다. 기타 리프의 서정적인 선율이 특징인 Sting의 ‘Saint Agnes And The Burning Train’은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연기자 이광수가 탈락할 때 나오는 주제곡으로 흔히 알려졌다. 또한 김대홍의 ‘시놉시스’는 방송 프로그램 <러브하우스>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다음, 현재까지도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 빠질 수 없는 노래로 자리매김했다. 해당 노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 집’ 광고에도 사용되며 이제 대중들은 이 노래를 들으면 반사적으로 어디든 들어가야만 할 것 같은 강렬한 기분을 느낀다. 

  이 같은 밈 음악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 유행된다. 먼저 노래가 의미하는 바에 대한 대중적인 합의가 이뤄질 만큼 많은 인기를 얻는다. 예를 들어 드라마 <SKY 캐슬>의 경우 최고 시청률 24.6%로 방영 당시 큰 화제였다. 이에 덩달아 주제곡인 ‘We All Lie’도 많은 관심을 끌며 이후 대학입시 및 교육을 나타내는 배경음악의 대명사가 됐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스스로 음악을 다양한 매체에서 재생산하고 발전시킨다. 마침내 장면과 음악의 연관성은 맥을 이어 나가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다. 

웃음 뒤에 감춰진 구속
  삽입곡은 장면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시청자에게 전달하려는 상황의 감정을 배로 극대화함으로써 몰입도를 높여준다. 여기에 밈 음악은 오락적 요소를 더해 진화하면서 대중에게 즐거움을 제공한다. 또한 그동안 빛을 발하지 못했던 곡들이 밈의 궤도에 올라타 역주행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밈 음악에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인기 보존의 법칙이라도 존재하는 걸까. 폭발적인 유행이 있고 난 뒤, 대중은 빠르게 흥미를 잃고 결국 음악의 수명이 급격하게 짧아진다. 밈 음악은 이렇게 빠르게 소비하고 빠르게 버려지는 현대사회의 악순환과 맞닿아있다. 게다가 원곡의 일부만 잘라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나머지 부분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로 잊힌다. 

  한번 밈 음악으로 대중의 뇌리에 박힌 이상 청자가 곡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여유는 사라진다. 음악만 들어도 장면이 연상되는 것은 종이 울리면 침을 흘리는 파블로프의 개와 닮아있다. 앞으로 우린 어떤 관점에서 밈 음악을 바라봐야 할까. 반사적인 즐거움을 제공하지만, 과연 재미로만 넘기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찝찝하다. 밈 음악.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 아닐 수 없다.

1)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갑자기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는 시점이나 계기

김수인 기자 cup09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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