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말로만 듣던 ‘4차 산업혁명’을 체감했다. 토론형 전공 수업을 듣던 중, 한 학생이 교수님의 질문을 챗GPT에 입력하는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학생은 챗GPT가 말해준 답변 그대로 발표했고, 수업은 자연스레 이어졌다. 컴퓨터가 내놓은 답변이라는 것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채 말이다. 이처럼 시대의 변화를 몸소 체험시켜주고 있는 대화 전문 대규모 인공지능(이하 AI) 챗봇 챗GPT. 지난 두 달간 챗GPT와 관련된 서적만 17종이 출간되며 AI 기술은 2023년 상반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자료 수집뿐만 아니라 번역, 작문, 토론까지 가능한 이 서비스는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실제로 기자가 AI를 주제로 한 칼럼을 작성해달라고 입력하자, 기승전결을 잘 갖춘 5문단의 글을 금세 지어냈다. 본지뿐만 아니라 대학 학보에서 주로 다루는 교내 행사와 관련된 기사도 순식간에 작성해냈다. 일상을 변화시킬 새로운 기술임을 몸소 체험하고 나니, 신기함 뒤엔 왠지 모를 섬뜩함이 이어졌다.

  신기술이 만들어낼 새로운 세상에 들떠있는 이들은 AI 기술이 ‘인류의 미래’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고차원의 기술 발전과 직업의 소멸은 비례하기 때문이다. 택배 분류와 같은 단순 반복 직무나 텔레마케터 업무는 이미 AI 기술로 대체되는 추세다. 창의성을 요하는 직군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 미술대회에서 AI의 그림이 우승을 차지하며 인간의 전유물이었던 창작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렇듯 급변하는 사회에 맞춰 인간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챗GPT에게 물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력하여 일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 될 수 있습니다.”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이 발발하지 않기를 바라며, AI와의 낯선 동거를 준비해본다.

김한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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