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세계 행복의 날,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 해법 네트워크(UN SDSN)에서 발표한 ‘2023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행복 지수는 OECD 국가 38개국 중 36위다. 물론 이는 수천만 인구의 행복을 한 가지 척도로 수치화한 조사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10점 만점에 약 5.9점이라는 수치는 우리 스스로 평가한 ‘삶의 만족도’를 기반으로 한 결과라는 점을 외면할 수 없다. 즉,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가량이 오늘날 충분한 행복을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관계망 서비스(이하 SNS) 속 사람들은 마냥 화려하고 행복한 모습들로 가득하다. 책 『메타버스』의 저자 김성균 교수는 “인간은 종종 ‘어두운’ 공간에서 누군가를 마주할 때 타인의 표정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심리적 경계를 낮춰 자신에게 유리한 측면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현상을 바로 암흑효과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상대와의 면대면 소통이 어려운 SNS라는 공간에선 타인의 행복이 더욱 부풀려져 다가온다. 예컨대 사람들은 SNS 타임라인에 게시된 타인의 빛나는 ‘순간’만을 보고 단편적으로 그의 삶 ‘전체’가 행복할 것이라고 유추하곤 한다. 결국 우리는 SNS의 게시물 속 사람들의 긍정적인 모습을 자주 접할수록 본능적으로 그들이 항상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곧 누군가에겐 ‘나만 빼고 다 행복해’와 같은 생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이렇듯 타인과의 비교가 계속되면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SNS 우울증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학생 A 씨는 평소 자신이 절약하는 생활 방식을 추구함에도 “SNS에서 사람들의 화려한 삶을 보면 자신도 그러한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든다”는 솔직한 마음을 표했다.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명목하에 우리 사회는 일상을 꾸며내는 것에 익숙해졌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FLEX’, ‘#명품’처럼 SNS상 진열된 호의호식한 삶에 주목하기보다 현실 속 ‘나’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 진정한 행복과 가상의 행복 사이로 느껴지는 큰 괴리감. 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젠 SNS 자체를 우리 일상의 전부가 아닌 그저 특별한 순간을 담는 공간으로 인식하려 노력해보자. 점차 자기 본연의 빛나는 모습을 되찾아갈 수 있을 것이니.

김효주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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