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주변, 업종 다양성 부족해
월곡 2 특별계획구역 해제, 상권 들어서나

본교 앞 월곡 상권의 모습이다
본교 앞 월곡 상권의 모습이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든 현재, 서울 주요 대학가에는 학교와 지역 간 상생에 힘입어 여러 업종의 상점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가의 풍경은 자못 다르다. 본교 주변을 둘러보면 지난 2019년부터 입점한 몇몇 프랜차이즈 상점들과 소규모 카페 외에는 학생들이 즐길 만한 먹거리와 문화 요소가 현저히 부족하다. 월곡 지역에는 동덕여대를 중심으로 다수의 주거지가 밀집해있음에도 쇼핑몰, 극장 등 인구를 유입시킬만한 시설 역시 전무한 상황이다.

본교 상권, ‘한계’ 있고 ‘활기’ 없어 
  이에 본지는 주변 상권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고자 재학생 5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본교 주변 상권에 개선 및 확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94.9%(56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 까닭으로는 △즐길 수 있는 문화(오락 및 여가 등)가 많지 않아서(48.1%=51명) △먹거리(식당 및 카페 등)가 많지 않아서(42.5%=45명)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특히 학우들이 바라는 주변 상권으로는 △포토 부스 △만화 카페 △보드게임 카페 △오락실 등 동기들과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문화 요소에 대한 요구가 눈에 띄었다. 신입생 23학번 학우 A 씨는 “학창 시절부터 꿈에 그리던 대학가 분위기와는 달라서 아쉽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항아리 속 갇혀버린 월곡
  월곡 지역은 역세권임에도 외부로부터 유입해오는 인구가 거의 없는 ‘항아리 상권1)’의 특성을 띠고 있다. 이 때문에 상점들의 주 고객층은 본교 학생과 인근 거주민이다. 그런데도 주변 상권에 대학생을 위한 다양한 업종의 상점들이 들어서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본교 인근의 ‘두산 공인중개사 사무소’ 공인중개사 김도현 씨는 먼저 동덕여대와 월곡역 사이 일대를 크게 차지하고 있는 대한불교 진각종의 부지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지난 12월에서야 자율 개발이 허용됐으나, 이전까지 사업계획 수립 자체를 금하는 ‘월곡 2 특별계획구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곡은 임대료가 근처의 타 대학가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며, “적은 공급에도 자영업자의 수익은 확보되기 때문에, 임대 희망자들 사이 인기가 많은 지역”이라고 알렸다. 이 같은 이유로 기존 자영업자들이 퇴점할 확률은 극히 낮아 새로운 상점이 들어서기도 힘든 상황이다.

대학가 상점들 물가 ‘고공행진’, 해결방안은
  이처럼 다수의 주택가로 둘러싸여 있으며 상권은 좀처럼 교체되기 힘든 특수한 여건에 놓여있는 본교. 그러나 경기침체로 인한 대학가 상점들의 가격 인상은 지역의 활성화 정도를 불문하고 모든 대학의 고질병으로 자리매김했다. 안암, 혜화 등 인근 타 대학가들 역시 코로나19 발생 시기 이전보다 평균 가격이 약 20%가량 인상된 상황이다.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B 씨는 “가성비가 좋았던 분식집의 김밥 가격이 3년간 총 50% 올랐다”며, “평소엔 가격이 올라도 잘 체감하지 못했는데 이젠 무섭게 치솟는 물가에 주변 식당을 방문할 때마다 몸소 느끼고 있다”는 근심을 표했다.

  이러한 현실에 본교는 월곡 상권 발전을 도모하고자 서울시와 함께 협력하고 있다. 청년 창업 지원을 통해 지역 상생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동덕 드림 캠퍼스타운’ 양지희 책임연구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월곡에 학생을 위한 다양한 업종의 상점이 적은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나 이는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학생들과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요구사항을 절충하는 지점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 직원은 앞으로의 월곡 지역 상생을 위해 지역민과 학생들 간 함께할 수 있는 다방면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 항아리 상권: 상가 주변을 주거 배후세대가 둘러싸고 있는 모습. 항아리에 물이 넘치듯 수요가 항상 공급을 초과한다는 뜻

김효주 기자 hyoju02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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