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중들은 클래식 음악에 대해 ‘듣기 어렵다’, ‘옛날스러운 음악이라 지루하다’고 여긴다. 심지어 학생들은 수능에 나오지 않는 장르면 들을 필요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음악학부 대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의 입장에선 이러한 현실이 밝지만은 않음을 느낀다. 특히 자극적인 대중음악 유행의 형태와 매스미디어의 인기몰이 위주 구성은 한국 클래식의 입지를 더욱 줄이는 문화적 배경 형성의 추세로 느껴진다.

  대학에서 클래식 음악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매년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적은 편에 속한다. 대학교 유형에 따른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대체로 음악 전공생의 비율은 전체 대학생 중 1% 미만 정도다. 클래식 음악은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일까. 아니면 대중성을 추구하는 다른 음악 장르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그런 걸까. 혹은 음악에 자극적 요소들이 부족해 선호도가 없는 걸까. 왜 클래식 음악 장르와는 거리와 멀어지는 걸까. 여러 가지 추측을 해본다.

  개인별 음악 취향이 다를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어린이부터 10대 초반의 연령대는 K-POP과 힙합, R&B, EDM 같은 장르에 관심을 가진다. 2030세대 역시 K-POP을 즐겨 들으며 록, 얼터너티브, 재즈와 같은 다양한 장르도 듣는다. 4050세대 그 이상의 연령은 트로트, 민요, 발라드와 같은 한국 전통 음악, 그리고 클래식 음악을 감상한다. 클래식 성악 전공자로서 이러한 추세는 매우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 ‘어떤 해결법이 대중들도 전통 클래식으로의 관심을 돌릴 수 있을까’ 하는 원초적 근심과 책임감도 생긴다.

  우선 교육적인 부분에서 한국의 어린 새싹들이 클래식 음악에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음악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부모님과 학생들도 있지만, 이제는 음악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전문 음악인을 키워내는 전문 예술계열 특수목적 학교들도 있긴 하나, 클래식 교육의 기초는 공립학교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국어, 영어, 수학 등 필수 교과를 잘해야 한다는 한국인의 뿌리 깊은 생각으로 인해 음악교육은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교육부는 정책상 많은 변화를 만들겠다고 예고하지만, 이는 허울에 불과하다. 한국 고등학교에서는 이론 수업 외에 실제 연주나 창작 수업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이마저도 관심도가 낮으면 실제 음악적 역량 향상보다 시험 성적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학생들이 사교육으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음악을 즐기면 클래식에 대한 깊이와 재미도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학습 환경이 형성된다면 음악교육이 특수목적 교육처럼 여겨지는 한국에서 더 대중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대한민국의 클래식 교육은 여전히 목마르다. 음악교육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보완도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모이면 한국의 음악교육이 더욱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김문희(예술대학 성악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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